'백신 음모론자' 美보건장관, CDC 자문위원 전원 해임
코로나 백신 대상 놓고 마찰…바이든 시절 임명된 17명 보건계 "끔찍한 일" 우려…'무더기 해고' 국립보건원, 연대 서명 확산
코로나 백신 대상 놓고 마찰…바이든 시절 임명된 17명
보건계 "끔찍한 일" 우려…'무더기 해고' 국립보건원, 연대 서명 확산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 보건 장관이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백신 자문위원 전원을 한꺼번에 해임하면서 연일 백신 정책을 둘러싼 우려를 키우게 됐다.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 보건복지부는 9일(현지시간) 케네디 주니어 장관이 CDC 산하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 위원 17명 전원을 해임했으며, 이들을 대체할 새 위원회를 구성 중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칼바람은 지난달 케네디 주니어 장관이 전격적으로 백신 접종 대상을 축소하자 이에 맞서 CDC가 정면으로 반대되는 입장을 내놓은 와중에 나온 것이다.
이번에 해임된 위원들은 전원 조 바이든 전 행정부에서 임명됐으며, 이중 13명은 불과 지난해 임명됐다.
그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기조에 맞춰 백신 불신론을 퍼트려왔던 케네디 주니어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오늘 우리는 백신을 둘러싼 어떤 특정한 찬반 의제보다는 대중의 신뢰 회복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면서 "대중은 보건 기관의 권고가 편견 없는 과학을 토대로 나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ACIP는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한 백신의 접종 권고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하며, CDC 국장이 이를 최종 승인한다.
케네디 주니어 장관의 이 같은 행보는 지난달 27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권고 대상에서 건강한 어린이와 임산부를 제외하면서 보건계 안팎에서 우려를 키운 데 이어 나온 것이기도 하다.
당시 그는 이 같은 결정을 하면서 절차를 무시하고 CDC를 따돌렸다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자 CDC는 사흘 만인 30일 건강한 어린이도 여전히 백신 접종 대상이라면서 케네디 주니어 장관과 상반되는 입장을 밝혔다.
케네디 주니어 장관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부터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고 주장해온 백신 불신론자다.
이번 자문위원 해임을 놓고 전직 FDA 당국자는 "이건 끔찍한 일"이라면서 "이들은 과학자들로 구성된 고도의 전문가 집단이며, 이러한 정치적 개입은 신뢰를 흔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립보건원(NIH)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 삭감과 무더기 해고에 맞서 케네디 주니어 장관에게 정면으로 반기를 드는 목소리가 나왔다.
NIH 소속 과학자 등 직원 수십명은 9일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 삭감이 "미국인과 세계인의 보건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연대 서명을 받아 케네디 주니어 장관 등에게 제출했다.
현재까지 서명에 동참한 NIH 전현직 직원은 340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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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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