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회의론자 美 보건장관, 예방접종자문위원 17명 전원 해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보건복지부는 9일(현지시간) 케네디 주니어 장관이 CDC의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 위원 17명을 전원 해임했으며, 이들을 대신할 새 위원회 구성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케네디 주니어 장관이 지난달 백신 접종 대상을 축소한 이후 CDC가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한 상황 속에서 이뤄졌다.
해임된 위원들은 모두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 임명됐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신 회의론 기조에 부합하는 입장을 보여온 케네디 주니어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도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오늘 우리는 백신을 둘러싼 어떤 특정한 찬반 의제보다는 대중의 신뢰 회복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면서 "대중은 보건 기관의 권고가 편견 없는 과학을 토대로 나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ACIP는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한 백신의 접종 권고안을 마련하며, CDC 국장이 이를 최종 승인하는 구조다.
케네디 주니어 장관의 이번 조치는 지난달 27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권고 대상에서 건강한 어린이와 임산부를 제외한 결정에 이어 나온 것이다.
당시 그는 해당 결정을 내리면서 CDC와 충분한 협의 없이 절차를 무시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CDC는 사흘 뒤인 30일 "건강한 어린이도 여전히 접종 대상"이라며 케네디 주니어 장관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입장을 밝혔다.
케네디 주니어 장관은 코로나19팬데믹 이전부터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고 주장해온 대표적 백신 회의론자다.
이번 대규모 해임에 대해 전직 FDA 관계자는 "이건 끔찍한 일"이라며 "이들은 과학자들로 구성된 고도의 전문가 집단이며, 이러한 정치적 개입은 신뢰를 흔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해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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