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경상수지 흑자에도 쓴웃음 “하반기 미 관세 영향 뚜렷해질 것”

10일 한국은행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4월 경상수지는 57억 달러 흑자로, 2023년 5월 이후 24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3월(91억4000만 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줄었지만 1년 전(14억9000만 달러)보다는 많아졌다. 경상수지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외국과 사고팔아(경상거래) 남긴 돈을 뜻한다. 한 국가의 대외 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경제지표다.
월간 흑자 폭은 4월 기준으로 2015년, 2014년에 이어 역대 3위 수준이다. 통상 4월은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배당 지급이 늘어 본원소득수지가 대폭 적자를 기록하는데, 최근 ‘서학개미’ 등 내국인의 해외 투자가 늘면서 이를 상쇄했다. 4월 본원소득수지는 1억9000만 달러 적자로 2024년 4월(-16억1000만 달러), 2023년 4월(-18억6000만 달러)에 비해 적자 폭이 크게 줄었다.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수출-수입)는 89억9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월(84억9000만 달러), 지난해 4월(52억4000만 달러) 대비 흑자 폭이 커졌다. 수출(585억7000만 달러)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 중심으로 1년 전보다 1.9% 증가했고, 수입(495억8000만 달러)은 유가 하락 등 영향으로 5.1% 감소한 영향이다.
문제는 미 관세 정책의 부정적 영향이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4월 대미 수출은 1년 전에 비해 6.8% 감소했고, 올해 들어선 4월까지 3.3% 줄었다. 자동차 수출도 각각 4.1%, 1.6% 위축됐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4월 대미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6.8% 줄어드는 등 조금씩 감소하는 모습이고, 품목별로는 철강ㆍ알루미늄ㆍ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서 일부 관세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하반기 이후 좀 더 (관세 영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철강 관세는 지난 3월 부과됐지만, 계약부터 수출까지 3~4개월의 시차가 있는 만큼 7월부터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자동차의 경우 재고 판매로 대응해 온 기업들이 앞으로는 가격을 올리면서 수출이 더 줄 수 있다. 관세를 피해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려고 하는 것도 중장기적으로는 자동차 수출을 축소시키는 요인이다.

올해 들어 4월까지 누적 경상수지는 249억6000만 달러 흑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179억7000만 달러)보다 69억9000만 달러 많다. 지난해 990억 달러 흑자 기록에는 못 미치겠지만 올해도 연간 820억 달러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김경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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