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 씨 마른 이유 있었다…“'쌍둥이 해악' 해양 산성화, 위험 한계선 넘어”

스티브 위디콤 영국 플리머스 해양연구소(PML) 교수는 9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전 세계 바다의 산성화가 이미 위험 한계선에 도달했다고 경고했다. 당초 예상보다 바다의 산성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PML과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등 공동 연구팀은 이날 국제학술지에 ‘해양 산성화: 또 다른 행성 경계선 돌파’ 논문을 발표했다. 전 세계 해양의 산성화 수준이 5년 전인 2020년에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내용이다. 연구팀은 얼음 핵에서 수집한 데이터와 해양 생물 연구 등을 결합해 해양의 산성화 수준을 평가했다.
해양 산성화는 대기 중에 증가한 이산화탄소가 바닷물에 녹아들어 점차 산도가 강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온난화와 함께 기후위기의 ‘쌍둥이 해악(evil twin)’으로 불린다. 바다가 산성화될수록 산호나 조개, 게 등 골격과 껍질이 탄산칼슘으로 이뤄진 생물들은 껍질이 약해지고 성장 속도가 느려지면서 생존율이 떨어지게 된다.
지금까지 해양 산성화의 위험성은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해 과학자들은 인간이 초래한 오염과 파괴로 인해 9가지 지구 위험 한계선 가운데 6개가 무너졌다고 경고했다. 해양 산성화의 경우 한계선을 넘지 않은 3가지 항목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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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바다도 산성화…씨 마른 바지락·새조개

바다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약 30%를 흡수하는 등 온난화를 완화하는 중요한 완충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흡수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너무 많아지면서 바다의 산성화가 가속하는 동시에 탄소 흡수 능력도 위협받고 있다.
이날 프랑스 니스에서 개막한 제3차 유엔해양회의(UNOC)에서도 해양 자원의 보존과 바다의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해 해양 산성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해양 산성화와 어류 자원 고갈 등을 언급하면서 “해양은 궁극적인 공유 자원이지만 우리는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바다는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천권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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