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감독 없이 세계선수권 가는 여자유도...아직도 자격증 취득중

여자대표팀은 이처럼 중요한 대회에서 감독 없이 경기에 나서야 한다. 대한유도회는 이번 세계선수권에 정성숙 감독과 코치 2명 등 여자대표팀 지도자 3명을 파견했다. 그런데 정 감독은 코치박스에 앉지 못한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지 반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국제유도연맹(IJF) 지도자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 남자대표팀의 황희태 감독은 코치박스에 앉는다.
IJF는 2023년에 지도자 과정(UCJI)을 이수해야 국제대회 지도자로 등록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했다. IJF는 전 세계 지도자에게 라이선스를 취득할 2년의 기간을 줬고, 올해부터 규정을 적용했다. 그런데 유도회는 무자격인 정 감독을 여자대표팀 감독에 선임했다. 유도회 측은 "1년 이내에 자격증을 따는 조건으로 2년간 지도자 계약을 맺었다"며 "아무도 우려를 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여자대표팀은 이번 세계선수권을 포함해 올해 참가한 5번의 국제대회 중 IJF 주관대회가 아닌 아시아선수권을 뺀 4번의 대회를 감독 없이 치렀다. 코치박스에 앉지 못하는 대회의 경우 정 감독은 불참하거나 임원으로 등록해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유도회 측은 "관중석에서도 충분히 지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직 대표선수들은 "관중석의 감독과 코치박스 코치의 지시가 달라 헷갈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유도 지도자들도 "컨트롤타워가 두 곳이면 선수가 경기를 하는 데 악영향을 준다. 관중석에 감독이 있다고 코치박스를 비울 수도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2월 파리 그랜드슬램 당시 무자격인 정 감독을 파견하기 위해 핵심 인력인 트레이너를 제외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정 감독은 7월까지 온라인 교육과정을 밟은 뒤 해외 실기강습을 이수할 예정이다. 2년 임기 중 첫해는 개점휴업 상태인 셈이다. 유도계는 "모처럼 찾아온 여자 유도의 황금기인데, 선수들이 감독 도움을 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분위기다.
금호연 유도회 경기력향상위원장은 코치박스에 앉지도 못할 정 감독의 세계선수권 파견에 대해 "대표팀 관리와 내년 아시안게임을 대비한 국제 유도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라며 "1년 이내에라인센스를 따지 못하면 계약 해지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들은 국제대회마다 젖먹던 힘까지 쏟아낸다. 그런 대회를 유도회는 지도자가 관중석에서 경험 쌓는 기회로 여기다니 안타깝다.
피주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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