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방위수장 "미군 철수는 다가올 현실…긴급 전력증강 필요"
내주 방산규정 완화 '옴니버스 패키지' 발표 예고
내주 방산규정 완화 '옴니버스 패키지' 발표 예고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 방위수장이 10일(현지시간) 유럽 주둔 미군 철수를 기정사실로 하면서 '자강 안보 속도전'을 주문했다.
안드리우스 쿠빌리우스 EU 방위·우주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오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 방위·안보 연례회의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퍼펙트 스톰'(여러 악재가 덮치는 대형 위기)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쿠빌리우스 집행위원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러시아의 EU 국가 공격 가능성과 함께 "곧 있을 미국(병력)의 유럽 철수는 새로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이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유럽 내 미국 역량을 대체하기 위한 긴급한 전력증강과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자원 대체에 최소 30만명의 추가 병력, 1조 달러(1천368조원)가 필요할 것이라는 영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 등 싱크탱크 분석을 인용하면서 "(미국과의) 감정적 결별(angry divorce)은 피하면서 점진적 책임 분담을 위한 합리적 합의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주 역량 없이는 방위태세 유지가 불가능하다면서 "스타링크보다 더 나은 위성통신망을 확보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스타링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다.
쿠빌리우스 집행위원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새 전력 목표에서 요구되는 수요를 고려해 자금 조달, 방위산업 육성, 인프라 개선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나토는 지난 4일 국방장관회의에서 방공전력을 400%(5배) 증강하는 것을 골자로 한 계획인 새 군사역량 목표에 합의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이달 말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국방비 지출 목표를 국내총생산(GDP)의 2%에서 5%로 상향하는 방안에 합의할 계획이다.
나토 32개국 중 23개국이 EU 회원국이다.
이에 집행위는 회원국들의 국방비 증액을 돕기 위해 무기 공동구매 시 EU 예산을 담보로 대출금을 지원하고 부채한도 규제를 완화, 향후 4년간 총 8천억 유로(1천248조원)를 동원하는 자금조달 정책인 '재무장 계획'을 추진 중이다.
오는 17일께에는 유럽 방위산업 규제 완화 조치도 발표될 예정이다.
쿠빌리우스 집행위원은 '국방 옴니버스 패키지'로 명명될 조치에 공동조달 유연성 확대, 행정부담 간소화 방안이 포함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까다로운 EU 방위 부문 기금 지급 규정도 손을 본다는 계획이다.
군사력이 없는 경제공동체인 EU는 튼튼한 방위산업 기반이 자강 안보의 필수 요건이라고 본다. 미국을 포함한 외국산 무기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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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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