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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도 클래식도 전세계가 ‘K공연장’

대학로 소극장에서 시작된 한국 창작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공연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6개 부분을 휩쓸었다. ‘한류 원조’인 K팝과 영화, 드라마에 이어 상대적으로 입지가 좁았던 공연과 미술, 문학 등까지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으며, K컬처는 글로벌 무대에서 한 단계 도약 중이다. 그 현황과 과제를 점검하는 시리즈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LA필하모닉은 ‘서울’을 주제로 페스티벌을 열었다. [사진 LA필하모닉]
한국 뮤지컬로는 최초로 토니상 작품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한 ‘어쩌면 해피엔딩’은 개발 단계부터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둔 적절한 지원을 자양분으로 뮤지컬 본고장에서 꽃을 피운 사례다. 이 작품은 2014년 우란문화재단의 지원 사업을 통해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콘텐트 개발 프로그램인 ‘시야 스튜디오’(SEEYA STUDIO)에 박천휴 작가, 윌 애런슨 작곡가 콤비가 선정됐고, 재단은 이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밀착 지원했다.

브로드웨이 진출을 가능케 한 영어 버전 개발 아이디어도 이 과정에서 나왔다. 당시 우란문화재단 소속 프로듀서로 참여한 김유철 라이브러리컴퍼니 본부장은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작품들의 상당수는 비영리 단체에서의 개발 과정 등을 거쳐 상업 프로덕션으로 가는 단계를 밟는다”며 “국내 뮤지컬도 이러한 ‘숙성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 진출 활로를 터주는 적절한 지원 프로그램이 그간 다져진 K컬처 경쟁력의 후광 효과를 만나며, 한국 공연도 점차 세계 중심으로 다가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는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다. [사진 오디컴퍼니]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 산실’과 같은 국가 지원 프로그램의 효과도 축적되는 모양새다. 동명 원작 소설을 뮤지컬로 만든 ‘아몬드’는 ‘2021년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시범 공연을 거쳐 2022년 국내 초연했고, 올해 일본 시장에 진출한다.

‘어쩌면 해피엔딩’ 외에도 해외 시장을 두드려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는 토종 뮤지컬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마리 퀴리’는 2020년 국내 초연 이후 차근차근 해외 시장을 넓혔다. 2022년 폴란드 바르샤바 뮤직가든 페스티벌에서 그랑프리 ‘황금물뿌리개상’을 수상하고, 2023년 일본 라이선스 초연을 올린 데 이어 지난해에는 영국 런던에서 현지 프로덕션으로 장기 공연을 선보였다. ‘팬레터’는 2016년 국내 초연 이후 중국과 일본 시장에 안착했다. 지난해 ‘중국뮤지컬협회 연례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7개 부문을 석권했다. 제작사인 라이브의 강병원 대표는 “한국 공연을 단순 번역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산업 구조 안에 편입해 성과를 내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리 퀴리’는 폴란드의 페스티벌에 초대받았다. [사진 라이브]
아예 초연을 해외에서 현지 언어로 제작한 한국 뮤지컬도 등장했다.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가 단독 리드 프로듀서를 맡아 지난해 4월 브로드웨이에서, 지난달 영국 웨스트엔드에서도 공연한 ‘위대한 개츠비’다.

이런 성과 뒤에는 K컬처의 앞선 성공이 도사리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K팝과 드라마, 영화의 성공 사례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가 상승했다”라며 “‘어쩌면 해피엔딩’의 토니상 석권은 한국 뮤지컬에도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내다봤다.

◆콩쿠르 수상 넘어 종주국에 안착=한국 클래식은 ‘대회 수상’ 수준을 넘어 성숙 단계로 접어들었다. 각각 2010년, 2022년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임윤찬은 세계 일류 콘서트홀을 매진시키고, 지휘자 정명훈은 오페라의 종주국인 이탈리아 라 스칼라의 음악 감독으로 임명됐다.

이런 스타들이 클래식 시장을 견인한 영향으로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는 한국 음악가는 곳곳에 포진해 있다. 베를린 필하모닉에는 비올리스트 박경민이 6년째 정식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빈 필하모닉에서도 첫 한국계 바이올리니스트인 조해나가 9월 정식 단원이 될 예정이다.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오케스트라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이 450여년 역사상 첫 동양인 악장으로 활동 중이며, 프랑스 파리의 명문 악단인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의 악장 또한 한국인인 박지윤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이러한 한국 클래식의 수준에 주목했다. 이달 3~10일(현지시간) ‘서울’을 주제로 LA의 월트 디즈니홀에서 페스티벌을 열어 한국의 젊은 작곡가, 지휘자, 음악가들을 집중 조명했다. 페스티벌 예술 감독을 맡은 작곡가 진은숙은 “한국은 현재 대단한 음악 강국이다. 나라의 크기를 생각했을 때 놀라울 정도이고, 비교할 나라가 없다”고 했다.





하남현.최혜리.김호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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