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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의 심리만화경] 아플 땐, 손을 잡읍시다

최훈 한림대 교수
저녁 바람이 선선해 아내와 함께 산책을 나섰다. 평소처럼 손을 잡고서. 사춘기가 된 큰 아이의 표정이 묘하게 굳어졌다. 부모가 손잡고 길을 나서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나 보다. 요즘 부부가 손잡고 다니는 것이 그리 드문 일도 아닌데.

손을 잡는 행위는 ‘함께 함’을 알려주는 신호이다. 친한 친구나 가족이 손을 잡으면 ‘우리는 한 팀’이라는 소속감이 형성된다. 아이가 걸음마를 시작하면 부모는 기꺼이 그 손을 잡는다. 아이를 보호하고 서로가 가족임을 알려주면서 한 가족으로서의 행복감이 함께 온다. (물론 사춘기가 도래한 아이는 슬쩍 손을 뺄 것이다.)

김지윤 기자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손잡기의 심리적 효과는 크다. 일단 친밀한 사람과 손을 잡으면 안전감이 증대한다. 손잡기를 통해 뇌는 현재 상황을 위협이 없는 환경이라고 판단하여 자율신경계의 교감 반응을 낮추고 부교감 반응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또한 손잡기는 신뢰의 비언어적 신호로, 상호작용의 밀도를 높이면서 옥시토신을 분비하게 하여 친밀감과 결속력을 강화시킨다. 손잡기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를 낮춰 스트레스 관리에도 도움을 준다.

더 나아가서 손잡기는 고통도 줄여준다. 한 연구에서는 연인들에게 열 자극을 가한 상황에서 손을 잡게 했더니 손을 잡지 않았을 때보다 통증에 덜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한다. 손잡기 만으로도 옥시토신과 도파민 분비가 촉진되어 통증이 감소했다 한다.

사랑도 사치로 여겨지는 시대이지만 그래도 삶의 고통을 줄여주는 것은 손잡기이고 사랑인 셈이다. 그래도 두 가지는 주의해야 한다. 첫째, 손잡기 효과는 친밀한 사람끼리의 방법이다. 낯선 이를 위로한다고 덥석덥석 잡는다면 스트레스 유발 요인이 될 뿐이다. 둘째, 신체적 접촉이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환자가 친구나 연인과 단순히 문자로 대화만 해도 진통제의 양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결국 ‘마음의 손잡기’로도 아픔은 줄어드는 셈이다.

최훈 한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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