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훈의 심리만화경] 아플 땐, 손을 잡읍시다

손을 잡는 행위는 ‘함께 함’을 알려주는 신호이다. 친한 친구나 가족이 손을 잡으면 ‘우리는 한 팀’이라는 소속감이 형성된다. 아이가 걸음마를 시작하면 부모는 기꺼이 그 손을 잡는다. 아이를 보호하고 서로가 가족임을 알려주면서 한 가족으로서의 행복감이 함께 온다. (물론 사춘기가 도래한 아이는 슬쩍 손을 뺄 것이다.)

더 나아가서 손잡기는 고통도 줄여준다. 한 연구에서는 연인들에게 열 자극을 가한 상황에서 손을 잡게 했더니 손을 잡지 않았을 때보다 통증에 덜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한다. 손잡기 만으로도 옥시토신과 도파민 분비가 촉진되어 통증이 감소했다 한다.
사랑도 사치로 여겨지는 시대이지만 그래도 삶의 고통을 줄여주는 것은 손잡기이고 사랑인 셈이다. 그래도 두 가지는 주의해야 한다. 첫째, 손잡기 효과는 친밀한 사람끼리의 방법이다. 낯선 이를 위로한다고 덥석덥석 잡는다면 스트레스 유발 요인이 될 뿐이다. 둘째, 신체적 접촉이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환자가 친구나 연인과 단순히 문자로 대화만 해도 진통제의 양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결국 ‘마음의 손잡기’로도 아픔은 줄어드는 셈이다.
최훈 한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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