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코글루와 정반대"…'셰프' 프랭크 감독은 토트넘을 어떤 주방으로 꾸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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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엔지 포스테코글루(60)는 떠났다. 그리고 '셰프'가 온다. 토트넘 홋스퍼가 토마스 프랭크(52) 감독을 차기 사령탑으로 점찍었다는 보도가 잇따르며, 현지에서는 '포스테코글루와는 정반대 성향'인 프랭크가 토트넘에서 어떤 축구를 구현할지 주목하고 있다.
영국 'BBC'는 10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이 포스테코글루 체제를 마감하고 브렌트포드를 프리미어리그에 안착시킨 토마스 프랭크 영입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프랭크는 지난 2021년 브렌트포드를 승격시킨 뒤 프리미어리그에서 팀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주가를 높였다.
브렌트포드 부임 이후 프랭크는 프리미어리그 152경기에서 54승 60패, 승점 200점을 따냈다. 경기당 평균 승점은 1.32로, 프리미어리그 150경기 이상 치른 감독 중 29위에 해당한다.
흥미로운 점은 프랭크가 선수 출신이 아니라는 점이다. 덴마크 유소년팀 감독부터 시작해 브렌트포드에 도착하기까지 오랜 시간 공부하며 커리어를 쌓아왔으며, 유럽 전역에서 "전술적 유연성과 인간적인 리더십"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유럽축구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10일 "프랭크 감독과 토트넘의 개인 합의가 완료됐다"라며 이적이 임박했다고 알렸다. 토트넘은 프랭크 감독 영입을 위해 브렌트포드에 1,000만 파운드(약 185억 원)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프랭크는 포스테코글루와는 정반대"라고 평했다. 포스테코글루가 철저하게 한 가지 축구 철학(높은 수비라인, 빌드업 중심)에 집착하는 스타일이었다면, 프랭크는 상대에 따라 전술을 유연하게 바꾸는 스타일이다.
전술 분석가 알렉스 케블은 "프랭크는 상대 전술에 따라 변화를 준다. 아스톤 빌라의 우나이 에메리 감독과 유사하다"라고 평가했다. 실제 브렌트포드는 2023-2024시즌 공격 빌드업에서 245회의 패스 시퀀스를 기록했지만, 2024-2025시즌엔 이를 평균 325회로 늘렸다. 점차 점유율 중심의 플레이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와 반대 되는 빠른 역습과 치밀한 롱패스, 직선적인 전개도 여전히 전술의 주요 무기다. 케블은 "프랭크는 유연한 전술을 구사하며 토트넘에서는 이를 어떻게 녹여낼지가 흥미롭다"라고 말했다.
브렌트포드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 승점 56점을 기록해 17위 토트넘(38점)을 크게 앞섰고, 공격력(66골)과 수비(57실점) 모두 더 나은 성적을 냈다. 팀 주포였던 아이반 토니가 사우디로 떠난 뒤에도 브라이언 음뵈모(20골), 요안 위사(19골), 케빈 샤데(11골)가 50골을 합작하며 전방에서 꾸준한 생산성을 유지했다.
BBC는 프랭크의 최대 시험대가 토트넘이라는 환경 변화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렌트포드는 리그 내 가장 적은 예산 중 하나를 운영하는 클럽이지만, 토트넘은 고액 연봉자들과 높은 기대치가 있는 팀이다.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험이 있는 크리스 서튼은 "토트넘은 브렌트포드와는 전혀 다른 클럽이다. 포스테코글루가 41년 만에 유럽 메이저 트로피를 안긴 뒤에도 해임됐다. 프랭크는 부임 직후부터 엄청난 압박 속에서 팀을 운영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서튼은 "프랭크는 챔피언스리그 경험이 전혀 없는 감독이다. 하지만 토트넘의 목표는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권(4~5위) 유지다. 이는 쉬운 목표가 아니다. 이 팀은 17위 성적이 어울리지 않지만, 리그 경쟁도 더 치열해졌다"고 덧붙였다.
BBC는 "팬들이 무리뉴-콘테 체제에서 토트넘 축구에 애착을 갖지 못했던 만큼, 프랭크의 유연한 스타일이 좀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있다"라고 분석했다.
서튼도 "결국 팬들은 경기에서 이기면 감독을 좋아하게 된다. 프랭크가 다양한 스타일을 갖고 있지만 여름 이적시장에서 어떤 보강을 할지가 더 중요하다"라고 전망했다.
프랭크 감독은 본인 스스로 프리미어리그 감독이란 직업을 '고급 레스토랑의 헤드 셰프'에 비유한다.
"셰프는 직접 음식을 요리할 수 있어야 한다. 20명의 셰프들이 다양한 역할을 해도, 최종적으로 완벽한 결과물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헤드 셰프는 알아야 한다."
그는 실제로 현장에서 꼼꼼한 디테일, 분석 중심의 리더십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브렌트포드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뇌르고르는 "프랭크는 선수들과 아주 개인적인 관계를 맺는다. 우리 상태와 감정을 정말 많이 신경 쓴다. 이는 성공한 감독들이 갖는 중요한 자질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전 브뢴뷔 미드필더 마르틴 외른스코프 역시 "경기 중에 감독과 솔루션을 함께 논의하는 경험은 드물다. 프랭크는 열린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자신의 기준과 디테일을 철저히 지키는 지도자"라고 밝혔다.
전 첼시 감독 프랭크 램파드도 "프랭크는 수천 시간을 연구하고 관찰하며 자기만의 방식을 만들어낸 감독이다. 훈련장에서 얼마나 체계적인지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라고 전했다.
BBC 해설자 필 패리는 "프랭크는 전술가로서도, 리더로서도 훌륭한 인물이다. 본인이 클럽 조직의 중심이라는 책임감을 잘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 체제에서 17년 만에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 올렸지만, 리그 17위 추락이라는 뼈아픈 현실도 경험했다. 프랭크가 오는 순간부터 요구받는 것은 "챔피언스리그권 진입과 유럽 경쟁력 유지"다.
서튼은 "포스테코글루도 결국 성과가 있었음에도 쫓겨났다. 프랭크는 당장부터 결과를 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BBC는 "그동안 브렌트포드에서 전술적 유연성과 인간적인 리더십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던 프랭크가, 이제는 거대한 클럽에서 '압박과 기대'라는 전혀 다른 환경을 어떻게 돌파할지가 관건"이라고 결론 내렸다.
프랭크가 '셰프'처럼 토트넘이라는 대형 주방을 어떻게 요리할지,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또 다른 흥미로운 스토리가 펼쳐질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정승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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