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리 영원할 줄 알았는데…” 부동의 중견수→타율 1할대→벤치 전락, 배정대 시련 속에서 무엇을 얻었나

KT 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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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수원, 이후광 기자] "내 자리가 영원할 줄 알았다."
배정대는 지난 1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7차전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2득점 원맨쇼를 펼치며 팀의 12-3 대승을 이끌었다.
첫 타석부터 방망이가 매서웠다. 0-0이던 1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롯데 선발 박세웅을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려냈다. 이후 김상수의 희생번트 때 3루로 이동한 뒤 안현민의 내야안타를 틈 타 홈을 밟으며 선제 득점을 책임졌다.
백미는 두 번째 타석이었다. 1-3으로 뒤진 3회말 무사 1루에서 동점 투런포를 때려냈다. 박세웅의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뒤 2구째 몸쪽 높은 직구(146km)를 받아쳐 비거리 124.8m 좌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3월 27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 이후 75일 만에 나온 시즌 두 번째 홈런이었다.
배정대는 이에 그치지 않고 7회말 우전안타를 추가하며 3월 25일 수원 두산전 이후 77일 만에 한 경기 3안타까지 달성했다. 시즌 타율을 2할9리에서 2할2푼2리로 대폭 끌어올린 하루였다.
KT 부동의 주전 중견수 배정대가 75일 만에 홈런을 쳤고, 77일 만에 한 경기 3안타를 쳤다. 그럼에도 시즌 타율이 2할대 초반이다. 올해 그만큼 부침이 많았다는 이야기. 시즌 초반 원인 모를 타격 부진에 빠지면서 안현민, 김민혁에 밀려 벤치를 전전했고, 4월 월간 타율 2할1푼, 5월 1할5푼의 침체 속 한때 시즌 타율이 1할8푼5리까지 떨어졌다.
배정대는 “부진 기간 동안 어머니가 아들이 상처받지 않을까 되게 걱정을 많이 하셨다. 그 때마다 ‘내가 어려서부터 슈퍼스타도 아니었고, 한 단계 한 단계 계단을 밟고 올라온 선수다. 지금은 이렇게 많이 힘들고 내려온 거 같지만, 다시 올라가는 법을 알고 있다’라는 말씀을 드렸다. 힘들 때 어머니가 큰 힘이 됐다”라고 되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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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지난 4~5년 동안 주전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내가 굉장히 많은 에너지를 썼다는 걸 느낀 시기였다. 안현민이야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가 될 것이고, 김민혁도 잘 친다. 내가 주전에서 밀리는 현실을 충분히 받아들였다. 불만은 없었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다시 잘해보자는 동기부여가 됐다”라고 덧붙였다.
배정대의 부진 탈출을 위한 해법은 의외로 단순했다. 연습, 그리고 또 연습이었다. 그는 “요즘 러닝을 많이 하고 타격 연습도 많이 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계속 하면서 처음으로 돌아가자는 마음을 먹었는데 느낌이 좋았다. 또 날 아껴주시는 유한준, 김강 코치님의 왼발 오픈 조언도 도움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6월 들어 월간 타율 3할6푼으로 반등에 성공하며 배정대다운 모습을 되찾은 배정대. 그는 “작년까지만 해도 내 자리가 영원할 거라고 생각한 부분이 조금 있었다. 그래서 하늘에서 이런 시련을 주신 거 같다”라고 반성하며 “다시 이제 컨디션이 좋아졌다. 내 자리를 만들어 가는 건 나 자신이니까 한 번 잘 해나가 보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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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광([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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