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제네바회담 무역프레임워크에 합의"…美, 희토류 받고 반도체 줬나
미국과 중국이 이틀간의 2차 무역협상 끝에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세부 안은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중국 측이 희토류를 무기삼아 반도체 등 자국에 필요한 카드를 얻어냈을 것이란 미국 언론의 분석이 나왔다.10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영국 런던에서 열린 2차 고위급 회담 후 취재진에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 1차 합의와 지난 5일 양국 정상간 통화 내용을 이행할 프레임워크(틀)에 중국 측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국 측 대표인 리청강(李成鋼)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장관급) 겸 부부장도 취재진에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번 프레임워크는 1차 제네바 합의에 구체적인 내용을 추가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중국의 핵심광물·희토류 수출 통제 및 최근 도입된 미국의 (중국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가 해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은 9일 "트럼프가 협상팀에게 (일부 제품의 수출 제한을 완화해도 좋다는) 협상 재량을 줬다"면서 "제트기 엔진 및 부품,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화학 및 원자력 소재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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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술통제 철회는 중국 승리"평가도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양측이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관영 언론과 외교관들이 세부 사항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을 때 쓰는 표현"이라고 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논의는 '전문적이고, 합리적이며, 심도 있고, 솔직했다(坦誠)'고 한다. NYT는 "중국 관영 언론은 상당한 의견 불일치가 있을 때 '솔직하다'는 표현을 자주 쓴다"고 짚었다.
다만 합의 세부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일부 외신들은 중국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평가했다. 러트닉 장관은 미국이 무엇을 내줬는지 말하지 않았으나,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 완화가 포함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외교정책 싱크탱크 ‘아틀란틱 카운슬’의 덱스터 로버츠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일부 기술 통제를 철회한다면 이는 중국 입장에선 명백한 승리로 해석될 것”이라며 “얼마 전만 해도 이런 조치는 상상할 수 없었다”고 평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내 희토류는 몇 달 안에 고갈될 수 있기에 미국 자동차와 무기 산업에 재앙"이라면서 "(세계 희토류의 70%인) 중국이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평했다. 국가안보회의(NSC) 관료 출신인 리자 토빈은 WP에 "현재 중국은 상당한 희토류 레버리지를 확보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언제든 미국의 무기 산업을 무력화할 수 있단 신호를 보내려 한다"고 짚었다.

앞서 양국은 지난달 12일 제네바 고위급 경제·무역회담에서 상대국에 부과했던 관세를 90일 동안 서로 115%포인트씩 낮추고, 비관세 조처를 유예·취소한다는 합의안을 도출했다. 중국도 미국이 지난 4월 2일 발표한 상호관세에 대응해 시행한 희토류 수출 통제 등 비(非)관세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
그러나 양측은 이후 모두 상대가 합의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중국이 희토류 및 핵심광물 수출 통제를 지속한다며 불만을 표했고, 중국은 미국이 반도체 등 핵심기술 수출을 제한하고 중국인 미국 유학생 비자 취소 등을 문제 삼았다. 이에 양국 협상은 교착되다가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통화하면서 이번 런던 2차 회담이 성사된 것이다.
이번 합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승인하면 바로 시행된다. 러트닉 장관은 "우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하고 승인을 얻은 뒤, 그들(중국)은 시 주석과 논의하고 승인받은 뒤 프레임워크가 실행된다"고 했다.

양국은 이날 2차 협상을 마무리했지만 필요하다면 계속 소통할 계획이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취재진에 "중국 측과 지속적으로 연락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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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법원 "트럼프 상호관세, 당분간 발효"
이날 미국 연방항소법원은 상호관세에 대해 트럼프의 손을 일단 들어줬다. 항소심 진행기간 상호관세를 당분간 발효하기로 하면서다. 로이터는 "법원 결정으로 인해 트럼프는 상호 관세와 캐나다·중국·멕시코에 부과된 별도 관세를 항소심이 진행될 때까지 계속 집행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효력은 최소 2개월간 유지될 전망이며 최종 결정은 연방 대법원에서 내려진다.
한편 이날 미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2년간 40억 달러(약 5조 5000억원)를 신규 투자해 미국 내 차량 생산을 늘리겠다며 트럼프 관세 정책에 화답했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정부가 자동차 제조시설을 미국으로 돌려놓겠다며 외국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25% 품목 관세를 부과한 가운데 나왔다.
서유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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