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치안 급속 악화…동시다발 테러 "최소 8명 사망"(종합)
경찰 2명 사망·40여명 부상…반군 잔당 소행 추정 페트로 대통령 "정치권 결탁 소수 마피아에 맞설 것"
경찰 2명 사망·40여명 부상…반군 잔당 소행 추정
페트로 대통령 "정치권 결탁 소수 마피아에 맞설 것"
(멕시코시티·서울=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이신영 기자 = 10일(현지시간) 콜롬비아에서 폭발물 테러가 동시다발로 발생해 최소 8명이 목숨을 잃었다.
EFE 통신과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콜롬비아 카우카주(州)와 칼리 등에서 19건의 폭탄테러와 총격이 발생해 최소 8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
콜롬비아 경찰청은 카우카주 경찰서 인근에서도 폭탄테러가 발생했으며 경찰관 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콜롬비아 군경은 이번 테러를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잔당인 '중앙총참모부'(EMC)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콜롬비아 최대 반군 조직이었던 FARC는 지난 2016년 정부와 평화 협상을 체결하면서 정당을 조직해 제도권으로 편입됐다. 그러나 FARC를 이탈한 일부 잔당은 정부와 소통을 거부하고 카우카 등지에서 여전히 게릴라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괴한들은 폭발물을 가득 채운 차량을 경찰서와 관공서 등지 앞에 세워 놓고 원거리에서 기폭 장치를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폭탄 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택과 경찰서 등이 피해를 입었고 코린토의 행정기관 건물 하나는 화염에 휩싸인 채 완전히 파괴됐다고 현지 카라콜뉴스가 전했다.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새벽부터 들린 폭음"에 놀란 주민들이 건물 잔해를 바라보며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공유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테러를 마약 카르텔의 조직적 공격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수도 보고타와 메데인에 이은 제3의 도시인 칼리는 지명을 그대로 차용한 악명 높은 칼리 카르텔의 활동 근거지다.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국인 콜롬비아에서 산간 지대 주민을 겁박하거나 회유해 코카(코카인 원료로 쓰이는 식물) 재배 면적을 반강제로 늘리며 영향력을 높여간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앞서 지난 7일 수도 보고타에서는 내년 5월 31일로 예정된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예비 후보로 이름을 올린 미겔 우리베 투르바이 상원 의원이 10대 소년으로 밝혀진 청부 살인 업자로부터 총격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 2022년 콜롬비아 최초의 좌파 정부를 세운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은 임기를 1년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치안 불안에 따른 여론 악화와 야당의 거센 공세로 곤욕을 치르는 모습이다.
오랜 내전의 역사를 종식하기 위해 반군과의 평화 회담에 안간힘을 썼던 페트로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https://x.com/petrogustavo](X·옛 트위터)에 "일부 정치인과 결탁한 국제 마피아로부터 불법 점유 토지를 압수해 농민들에게 돌려주는 등 정의 실현을 위해 노력했지만, 그들은 국가와 정치에 침투해 저를 없애고 정부를 파괴하려 한다"고 성토했다.
그는 일련의 폭력 사태에 '정계 배후'가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며 "우파가 개혁을 자의적으로 무력화시키고 폭력을 선동하는 건 유감스러운 일이며, 국민 여러분께서는 두려워하지 말고 저와 함께 평화를 위해 맞서 단결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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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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