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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의 신' 최호종, "끊임없이 탈피하고 경계 허무는 게 내 강점"

‘무용의 신’
최호종(31)을 수식하는 말 중 하나다. 지난해 Mnet 경연 프로그램 ‘스테이지 파이터’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무용의 팬덤을 이끄는 ‘K무용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무용수 최호종은 '무용의 신'으로 불리지만 "나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사진 매니지먼트 낭만

지난달 24일 서울 연세대에서 그가 공연한 ‘2025 CHOI HOJONG 1ST MOVENOTE’는 티켓 오픈 1분만에 전석 매진됐다. 생애 첫 공연이자 한국 무용계 최초 단독 공연이기도 했다.

‘최호종이 곧 장르’라는 찬사가 나오지만, 그는 “무용수로서 아직 온전하지 않고 저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탈피하고 거듭난다는 게 나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그는 예술가로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엔 그의 국립무용단 퇴단이 무용계에서 화제가 됐었다. 그는 2017년 국립무용단에 최연소로 입단했고 부수석까지 올랐다. 자신이 추구하는 예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안정적인 자리를 박차고 나간 것이다.

항상 새로운 걸 갈구하며 스펙트럼이 넓은 예술가가 되고 싶다는 최호종을 1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무용수 최호종은 최근 한국 무용계 최초 단독 공연을 끝냈다. 사진 매니지먼트 낭만


Q : 최근 공연을 끝냈다. 인기를 실감하나
A : 이렇게 많은 분이 즐기기에 무용은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했다. 이번 공연은 이례적인 성과라고 생각한다. 이런 관심이 조금 더 유지되고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하면 좋겠다. 이런 면에서 내가 어떤 기여를 해야 할지도 고민하고 있다.


Q : 한국 무용 입문 계기는
A :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던 중에 고1 때부터 연극을 시작했는데, 당시 연출가가 무용으로 전환을 제안했다.


Q : 입문이 늦은 편이다.
A : 그래서 다른 친구들 따라잡느라 힘들었고 열등감도 느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누군가의 기준에 맞추지 않고, 경쟁에서 벗어나 행복을 위해 춤을 춰야겠다고 생각했다. 이후로 자신감을 얻게 됐고 수상도 따라왔다. (최호종은 2014년부터 3년간 동아무용콩쿠르 동상, 은상, 금상을 연이어 수상했다.)


Q : 경쟁에서 벗어났다고 했는데 경쟁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A : 제안을 받고 3, 4개월간 고민했다. 무용을 다루는 프로그램에서 저의 출연이 좋은 선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프로그램 진행 중에도 누구를 이겨야한다기 보다는 예상을 깨는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다. 그러다 보니 경쟁 자체를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경연 프로그램 ‘스테이지 파이터’의 히어로 최호종. 한국무용을 전공한 국립무용단 부수석 출신이지만 장르를 파괴하는 경이로운 움직임으로 ‘장르가 최호종’‘무용의 신’이라는 찬사를 한몸에 받았다. 박종근 기자


Q : 한국 무용이 주목을 받았다.
A : 근래 한국 무용수들이 현대 무용수 못지않은 창작 능력을 겸비했고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밀리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서 주목 받은 것 같다. 한국 무용이 ‘힙(hip)’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다. 하지만 장르의 경계는 과거에도 현재도 끊임없이 무너지고 또 세워지고 있다. 장르가 발전하기 위해선 그 특성을 보전하는 사람, 전통을 발전시키는 사람, 전통을 파괴하는 사람이 함께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Q : 무용수로서 본인의 강점은
A : 아직 온전하지 않고 전성기가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대신 끊임없이 탈피하고 거듭나려고 하는 게 강점인 것 같다. 멈추지 않고 한계를 두지 않으려고 한다. 이상적인 무용수는 몸으로 경계를 허물고,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스펙트럼을 넓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Q : 안무가로서 창작의 영감은 어디서 받나
A : 연극을 했던 만큼 연극 기법을 안무에 적용하려는 시도를 꾸준히 하고 있다. 문학, 애니메이션 등에서도 영감을 얻는다. 최근에는 일레인 스캐리의 『고통받는 몸』을 인상적으로 봤다. 무용수의 삶은 고통의 연속이라고 생각한다. 부상 시기도 꽤 길다. 대신 어느 순간 느끼는 희열과 성취감 때문에 지속적인 고통을 감내하는 것 같다. 영감이 떠오를 때면 10년 가까이 사용한 노트 애플리케이션에 기록해 둔다.


Q : 지난해 국립무용단 퇴단이 화제였다.
A :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현실적인 문제도 있었다. 2년만 더 채우면 연금을 받을 수 있었다(웃음). 하지만 변화의 욕구가 그만큼 더 컸고 갈구하고자 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 결정했다. 동료들도 ‘최호종이라면 나가야지’라고 말해줬다.


Q : 무엇을 갈구하나
A : 멈춰 있는 게 싫고, 정체되는 게 싫고, 고여있는 게 싫다. 몸이 표현할 수 있는 스펙트럼을 넓히도록 끊임없이 탈피하고 거듭나는 것을 갈구한다. 오늘 맞다고 생각한 예술이 내일 저를 배신해 충격을 받는 것에 익숙하고, 그 충격으로 살아가는 것 같다.

무용수 최호종. 최호종은 "중심을 잃지 않는 예술가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사진 매니지먼트 낭만


Q : 최호종이 생각하는 춤이란
A : 살면서 경험해 온 것들 그리고 취득해 온 것들을 몸을 통해 표현하는 것이다. 말로 하는 언어는 정확하다. 춤은 모호하고 해석해야 하지만 말로 할 수 없는 영역을 다루고 더 많은 상상력을 담아낼 수 있다.


Q : 예술가로서의 지향점이 있다면
A : 예술적 기량이 뛰어나고 춤을 더 잘 춰야 한다는 것보다는 삶의 태도에 있어서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잃지 않는 예술가가 되길 바란다. 또 관객들에게 용기를 주는 예술가가 되고 싶다. 주변에 쉽게 자극을 얻을 수 있는 것이 너무 많은 상황에서, 시간을 내 공연장을 굳이 가야 할 이유가 없을 수 있다. 그만큼 공연을 보는 건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인 것 같다. 이런 용기를 가져주시는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하남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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