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해변·수영장서 얼굴·손발만 보여야"…복장지침 내린 이 나라

지난해 말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 정권을 축출하고 들어선 시리아 임시정부가 모든 공공 해변에서 여성들의 신체노출을 금지했다.
1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시리아 마젠 알 살하니 관광부 장관이 페이스북에 게시한 복장지침에서 “관광객이든 지역 주민이든 공공 해변과 수영장을 이용하는 이들은 대중의 정서와 사회 각 계층의 감수성을 고려한 적절한 수영복을 착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공 해변과 수영장에서는 보다 겸손한 수영복인 부르키니(Burkini) 또는 신체를 더 많이 가리는 수영복을 착용해야 한다”며 “해변과 다른 장소를 이동할 때는 수영복 위에 비치 커버업이나 느슨한 가운(여성의 경우)을 착용해야 한다”라고 명시했다. 부르키니는 온몸을 가리는 이슬람 전통 복장 부르카(Burka)와 비키니(Bikini)를 합친 신조어로 무슬림 여성들이 입는 전신 수영복을 뜻한다. 얼굴과 손, 발을 제외한 신체를 모두 가린다.
새로운 지침에 따르면 남성의 경우는 수영 구역 내에서만 상의 탈의가 허용된다. 수영장, 호텔 로비와 음식 서비스 구역 밖에서는 상의를 벗으면 안된다. 관광부는 “해변과 수영장 이외의 공공장소에서는 어깨와 무릎을 가리는 느슨한 옷을 입는 것이 좋으며, 투명하거나 너무 꽉 끼는 옷은 피해야한다”고 했다.
다만 4성급으로 분류된 리조트와 호텔, 그리고 사설 해변과 수영장에서는 일반적인 서양 수영복이 허용된다.
지침을 따르지 않았을 때 처벌 규정은 불확실하지만, 관광부는 “인명 구조원과 해변 감독관이 복장 지침을 준수하는지 감시할 것”이라고 했다.


CNN에 따르면 새로운 규정은 오랜 내전 끝에 현재 시리아 과도 정부를 이끌고 있는 이슬람 무장단체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의 영향력이 반영됐다. 과거 HTS는 미국과 영국에 의해 테러 단체로 지정됐다.
알 살하니 관광부 장관은 이 지침에 대해 “시리아의 문화·사회·종교적 다양성을 존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복장 규정 지침에 서명한 시리아 아메드 알샤라 임시 대통령은 HTS를 이끌고 수십 년 동안 집권해 온 아사드 정권을 지난해 12월 무너뜨렸다. 그는 ‘13년 내전’을 종식시킨 지 7주 만인 지난 1월 29일 시리아 과도정부의 임시 대통령으로 지명됐다. 그는 지난 3월 5년간의 과도기 기간 동안 이슬람주의 통치를 의무화하는 임시 헌법에 서명했다. 임시정부는 사회 전반에 걸쳐 종교적 도덕성을 강조하는 정책들을 추진 중이다.
조문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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