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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 투수가 111개나 던지다니…'6회 야수 등판→백기투항' 로버츠의 항변, "팀을 자기 몸 던졌다, 내일 승리 위한 판단"

OSEN

2025.06.1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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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굴욕을 자처했다. 6회에 일찌감치 야수를 등판시키면서 후일을 도모했다. 이 과정에서 불펜 투수가 무려 111개의 공을 던졌다.

다저스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1-11로 대패를 당했다. 

이날 다저스는 우완 불펜 투수 루 트리비노를 선발로 내세웠다. 불펜데이를 예고한 상황. 트리비노가 1회를 3타자로 깔끔하게 처리하며 오프너 역할을 완수했다. 2회부터 맷 사우어를 등판시켰다. 2회를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지만 3회부터 흔들리면서 난타 당하기 시작했다. 

6회 2사까지 사우어는 무려 9실점 했다. 4⅔이닝 13피안타(1피홈런) 3볼넷 6탈삼진 9실점으로 난타 당했다. 그 사이 타선은 샌디에이고 선발 딜런 시즈에게 완벽하게 틀어막혔다. 6회에 0-9로 끌려갔던 상황.다저스는 여기서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유틸리티 야수 키케 에르난데스를 6회 2사에 등판시킨 것. 점수 차가 꽤 났지만 6회면 경기 중후반이었다. 그런데 로버츠 감독은 일찌감치 백기투항을 한 것. 굴욕적인 결과에 굴복하는 선택이었다.

그럼에도 로버츠는 한 경기에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포기해야 할 경기는 과감하게 포기했다. 다저스 선발진이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제외하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상황에서 불펜진 과부하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로버츠 감독은 선택과 집중을 했다.

경기 후 로버츠 감독은 6회부터 야수를 등판시킨 결정에 대해 “초반에 점수 차가 벌어진 뒤로 불펜 상황을 살펴봐야 했고 앞으로 어떤 투수를 활용할 수 있을지 생각했다”며 “오늘 경기에서 무리하게 추격을 하거나 불펜진을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우 어색했고 기분도 좋지 않았다. 마이클 코펙이 오늘 등판 가능했다. 하지만 6~7점 차에서 코펙을 쓰고 내일 못쓰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았다. 리그 규정상에서 그것을 지켰고 이런 방식으로 앞으로의 경기를 준비하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다음 경기들에서 승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메이저리그는 2023년, 무분별한 야수의 투수 등판을 막기 위해 규정을 손질했다. 9회 정규 이닝 기준으로 10점 차이로 이기고 있는 팀, 혹은 8점 차로 지고 있는 팀은 야수를 등판 시킬 수 있다고 명시했다. 6회에 9점 차였기 때문에 로버츠 감독의 선택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이런 선택을 하면서 두 번째 투수 사우어가 무려 111개의 공을 던졌다. 로버츠 감독은 고마움을 따로 전했다. 종전 개인 최다 투구수는 78개였는데, 이를 훌쩍 뛰어넘었다. 통산 22경기 등판해 불펜으로만 21경기 던진 완전한 불펜 투수다. 사실 최근에는 선발 투수도 111개까지 던지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로버츠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과정에서 사우어는 희생을 해야 했다.로버츠 감독은 “맷(사우어)가 가장 많은 공을 던졌다. 팀을 위해 자신의 몸을 던졌다. 다른 투수들을 아끼고 시리즈를 이기기 위한 가능성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맷도 자신의 역할을 이해했다. 경기 흐름에 따른 결정이 필요했다”며 “트레이너가 계속 상태를 체크하고 있었다. 건강에는 문제가 없었고 신체적으로 무리라고 보지는 않았다. 그러나 제구는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제 다저스는 12일 샌디에이고와 시리즈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1승1패로 맞선 상황. 다저스는 좌완 저스틴 로블레스키가 등판한다. 샌디에이고는 랜디 바스케스를 선발로 예고했다. 로블레스키도 계산이 서지 않는 투수이기에 12일 경기 총력전을 준비한다.

로버츠는 “저스틴(로블레스키)가 선발인 것도 고려했다. 어떤 것을 쫓아야 하고 어떤 게 가치있는지 판단을 해야 한다. 내일 승리하기 위한 준비가 오늘의 판단에 포함된 것이다”면서 “오늘 처럼 경기 흐름에서 일찌감치 뒤쳐지면 그냥 받아들여야 할 때도 있다. 아직 승리할 수 있는 기회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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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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