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고교 총기난사범 집에서 폭탄테러 계획서 발견
유서도 나왔지만 범행 단서 못 찾아…일부 언론 "집단괴롭힘 앙심 추정"
유서도 나왔지만 범행 단서 못 찾아…일부 언론 "집단괴롭힘 앙심 추정"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 발생한 고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가 폭탄 테러까지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로이터·AFP 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찰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21세 용의자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작동하지 않는 사제 파이프 폭탄과 함께 폐기된 폭탄 공격 계획 문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애초 총기 두 자루로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지만 수사 결과 용의자가 더 큰 규모의 테러를 계획했던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파이프 폭탄은 금속 파이프 안에 폭약을 넣어 만드는 급조폭발물로, 폭발 시 파이프 조각이 파편처럼 튀어 심각한 부상이나 사망을 유발할 수 있다.
용의자는 전날 오전 자신이 다녔던 고등학교에 무단 침입해 무차별 총격을 가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로 인해 총 11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다쳤다.
경찰은 희생자가 14∼17세 여학생 7명과 남학생 3명이라고 발표했다. 중상을 입은 교사 1명도 병원에서 치료 도중 사망했다. 11명의 사망자 중 폴란드인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오스트리아 국적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일부 현지 언론은 용의자가 학창 시절 집단 괴롭힘을 당한 데 앙심을 품고 모교를 찾아가 범행을 벌였다고 보도했지만 경찰은 범행 동기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용의자에 집에선 유서도 나왔다.
오스트리아 내무부 산하 공공안전국장 프란츠 루프는 공영방송 ORF와 인터뷰에서 "유서는 디지털 파일과 종이 문서 형태로 모두 발견됐다"며 "부모에게 작별 인사를 전하는 내용이었지만 범행의 동기를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이 무작위로 선택된 것인지, 특정인을 노린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추측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이번 총격 사건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이날부터 전국적으로 사흘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이날 오전 10시에는 전국적으로 1분간 추모 묵념을 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이날 바티칸에서 열린 수요 일반 알현에서 희생자와 유족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동남부에 있는 그라츠는 인구 약 30만명이 거주하는 오스트리아 제2의 도시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신창용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