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 가더니 인기·실력 쑥쑥…디섐보가 못마땅한 PGA
![US오픈을 앞둔 연습 라운드 중 어프로치 샷 하는 브라이슨 디섐보. LIV로 옮긴 후 인기와 실력이 점점 늘고 있다. [AFP=연합뉴스]](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6/12/38b17e5a-9aa6-4fe6-a6dd-09a976676696.jpg)
브라이슨 디섐보(32·미국)가 18번 홀 그린에서 칩샷 연습을 할 때 그를 응원하는 함성이 여러 번 터져 나왔다. 메이저대회인 US오픈 골프대회 개막을 이틀 앞둔 지난 11일(한국시간) 미국 피츠버그 인근 오크몬트 골프장에서다. 디섐보는 손을 흔들어 답했고, 연습라운드를 마친 뒤에는 5분 넘게 사인도 해줬다.
전엔 이렇지 않았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신인이던 2017년, 디섐보는 자신의 공을 찾지 못한 자원봉사자에게 욕설을 해 징계를 받았다고 한다. ‘필드의 물리학자’로 불리며 새 골프용품을 만들거나 몸을 불려 샷 거리를 늘리는 등 여러 혁신에 앞장섰다. 그러나 그가 이기적, 가식적이라는 이유로 싫어하는 선수도 많았다. 그가 LIV로 옮기자 PGA 투어의 일부 직원은 쾌재를 불렀다고도 한다.
요즘 디섐보의 팬 서비스는 최고다. 지난 4월 마스터스 최종라운드에서는 경기 도중 손을 내민 아이들 대부분에게 하이파이브를 해줬다. 이날 US오픈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부드러운 목소리로 기자들 질문에 답했다.
디섐보는 유튜버로서도 거물이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와의 동반 라운드 영상을 만들어 대선 승리에 도움을 줬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보수 팬들에 인기가 높다. 유튜브 구독자가 200만,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300만, 틱톡 구독자가 200만이다. 콘텐트에 대한 평가도 좋다. PGA 투어로선 눈엣가시다. LIV 고사 작전을 벌이는데 다른 선수와 달리 디섐보의 인기와 실력이 점점 더 올라가기 때문이다.
선수 가치도 상승세다. 메이저대회에서 계속 존재감을 드러낸다. 지난해 US오픈에서는 로리 매킬로이를 마지막 홀에서 꺾고 우승했고, 올해 마스터스와 PGA 챔피언십에서도 우승 경쟁을 펼쳤다. LIV 선수 중 명실상부 최고 선수로, 이번 US오픈에서도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와 함께 우승 후보로 꼽힌다.
얼마 전 디섐보가 재계약을 앞두고 LIV 쪽에 2억8000만 달러를 요구했다가 거부당했고, 그로 인해 PGA 투어로 돌아올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이를 부인했다. 그는 “LIV는 사라지지 않고, 나는 거기에서 머물 거다. 팀 경기 형식의 골프는 의미 있다. (LIV를 만든) 사우디아라비아는 믿음을 지켰고, 상업적으로 실행 가능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우리 팀(LIV팀 크러셔스)은 지난 2년간 수익을 냈다. LIV에서 내 가치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디섐보의 이런 발언이 계약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작전인지, 아니면 현실적 전망인지는 알 수 없다. PGA 투어에는 여전히 그가 가식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대중적 인기와 소셜미디어 팔로워 규모 등으로 인해 몸값이 오른 건 분명하다. 만약 그가 US오픈에서 우승해 날개를 단다면. PGA 투어로서는 매우 괴로운 시나리오다.
성호준([email protected])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