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세포가 날뛴다”
![지난 10일 중국에서 공연 중인 성악가 조수미. “하고 싶은 일을 적는 비밀 일기장이 있다”며 “아직 하고픈 일이 많다”고 했다. [사진 중국 분기 문화협회]](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6/12/89770b34-45b5-4075-bea7-0b51940c31ba.jpg)
소프라노 조수미가 지난달 26일 프랑스 파리에서 받았던 문화예술공로훈장 수여식을 떠올리며 말했다. 그는 최고 등급인 ‘코망되르’를 받았다. 공연으로 중국 체류 중인 그는 9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수훈 뒤) 조수미 콩쿠르의 참가자 10명이 깜짝 공연을 해줬다”며 “사랑하는 자식들을 만난 듯 눈물이 났다”고 했다.
훈장 수여식에서 ‘아리랑’을 깜짝 공연한 이들은 지난해 7월 프랑스에서 열린 제1회 조수미 콩쿠르의 참가자였다. 소식을 듣고 각자의 도시에서 파리로 날아와 함께 노래한 것. 조수미는 “이 장면이 조수미 콩쿠르의 특별함”이라며 “어디에도 없던 콩쿠르를 만들었다. 이제 조수미 이름을 건 페스티벌을 내년 시작한다”고 말했다.
Q : 콩쿠르 참가자들은 계속 함께 활동하네요.
A : “저 역시 외국에서 콩쿠르로 경력을 시작한 콩쿠르 키드잖아요. 심사위원도 많이 했는데 ‘여기에서 1·2·3등 주면 뭐하나, 뒷바라지해야지’ 라는 생각을 했어요. 내가 하는 대회만큼은 입상자들을 무대 세우고 스타로 만들고 경험 쌓게 해주려 했죠.”
Q : 프랑스 최고 등급의 훈장이 주는 의미는 무엇이었나요.
A : “받으면 받을수록 더 많이 좀 받았으면 좋겠어요(웃음). 기분이 묘해요. 받고 나면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저의 이상을 실현할 수 있게 해주는 에너지예요.”
Q : 내년에 2회 콩쿠르를 앞두고 있는데요.
A : “4, 5년 준비하면서도 꿈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실현되니 즐거웠어요. 삶의 세포가 미쳐서 날뛰는 느낌이죠. 어떤 때는 잠도 못 자고 계획을 세우고,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바로 쓰고 실행하죠.”
![지난 10일 중국에서 공연한 조수미와 콩쿠르 입상자들. [사진 중국 분기 문화협회]](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6/12/54969254-9d85-4725-9682-b322f0894ff1.jpg)
Q : 기획자의 모습이네요.
A : “사업가셨던 아버지를 닮은 것 같아요. 콧대 높은 디바가 숨어있는 시대는 갔어요. 사람들과 연결을 갈구해야 하는데, 아이디어가 자꾸 떠올라요.”
Q : 어떤 아이디어가 남았나요.
A : “이건 비밀이었는데…. 제 꿈이 또 뭔지 아세요? 한국의 큰 도시에서 페스티벌을 여는 거였어요. 모든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지고,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음악 축제이고, 클래식 음악에만 한정하지도 않을 거고요. 파크와 공연장을 넘나들며 음악을 들을 수 있고요. 이제 정리가 끝난 상황이고요. 내년 저의 세계 무대 데뷔 40주년에 맞춰 ‘조수미 페스티벌’을 시작하려고 해요.”
Q : 자유로운 축제가 될 것 같은데요.
A : “제가 보수적인 클래식 아티스트예요. 무대에서는 대담해 보여도, 모든 돌다리를 100번씩 두드리는 사람이죠. 마이크로 노래하는 것도 싫어해요. 평생을 발성 연습하며 살았는데 마이크가 내 목소리를 마음대로 하니까요. 그런데도 올림픽·월드컵에서 노래하는 이유는 내 목소리를 좀 희생하더라도 많은 사람과 함께 할 수 있어서죠. 그렇게 용기 있는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있어요.”
Q : 또 다른 프로젝트도 있나요?
A : “40주년 기념 음반이 나오는데, 놀라운 시도를 할 생각이에요. 하고 싶은 일은 위험을 감수하고 하는 거죠. 해보고 싶은 일을 써놓은 비밀 일기장이 있는데 그걸 이뤄가는 재미가 쏠쏠해요. 지금까지 98%가 이뤄졌어요. 그래도 하고 싶은 게 또 있다니까요!”
조수미가 제1회 조수미 콩쿠르 입상자들과 함께 하는 공연은 21일 성남아트센터, 22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24일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에서 열린다.
김호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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