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버터] 우리 곁의 기부자들…‘더기버스50’ 2차 명단 공개
파이위크 ‘더기버스50’ 선정한국의 기부자들 추가 10명 발표

매년 50인의 기부자가 ‘더기버스50’에 등재된다. 파이위크 참여 단체들이 후보자를 추천하고, 최종 50인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지금까지 공개한 기부자는 20인이다. 남은 30인은 파이위크 캠페인 홈페이지와 중앙일보 공익섹션 더버터 지면을 통해 순차적으로 소개한다.
기부자 선정 시에는 ▶지속성 ▶태도 ▶스토리 ▶영향력 ▶다양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단발성 기부보다는 꾸준한 기부를 중요하게 보며, 기부 금액은 많지 않아도 된다. 기부에 대한 태도와 철학 등도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기부자가 가진 고유의 스토리, 주변에 미친 영향력 등도 주요 평가 기준이다. 그 외 연령·성별·직업·기부 분야 등에 대한 다양성도 고려한다.
한편, 올해 진행되는 ‘2025 파이위크’에는 총 23개 비영리단체가 참여한다. 국제구조위원회, 굿네이버스, 굿피플, 기아대책, 대한사회복지회, 밀알복지재단, 바보의나눔, 부스러기사랑나눔회, 사랑의달팽이, 세이브더칠드런, 열매나눔재단, 월드비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유엔난민기구, 초록우산, 컨선월드와이드, 케이와이케이파운데이션, 플랜인터내셔널코리아, 한국컴패션, 한국해비타트, 함께일하는재단, 함께하는사랑밭, 홀트아동복지회(이상 단체명 가나다순) 등이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파이위크 캠페인에 동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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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를 사랑한 소년, 유소년 꿈을 응원하다 | 권오준 기부자

일찍이 컴퓨터를 다루는 데 흥미를 느낀 권씨는 대학 재학 중에 게임개발사를 설립했다. 3년 전 출시한 배구 게임은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1억1000만 명, 올해 매출은 100억원으로 예상된다. 배구 팬들의 열렬한 반응 속에 성장한 게임은 그에게 또 다른 질문을 던졌다. “내가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이 뭘까.” 답은 기부였다. 배구 유소년을 지원하는 KYK재단의 활동이 눈에 들어왔다. 한부모가정에서 자라며 주변의 도움이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알고 있는 그였다. “어린 시절의 저처럼 간절하게 무언가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환경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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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가는 위기 현장을 기억하는 법 | 김도훈 기부자

대구에서 산업용 펌프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김도훈 기부자는 올해로 14년째 유엔난민기구를 통해 전 세계 위기 현장에 후원금을 보내고 있다. 최근에는 수단과 미얀마의 난민들을 위해 기부를 했다. 수년째 내전과 자연재해로 고통을 받는 나라다. 김 기부자는 회사가 위치한 공단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보면서 난민과 이주민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2015년부터는 매년 1000만원 이상의 정기후원을 이어오고 있다. 김 기부자는 “기부를 시작하기는 어렵지만, 한번 시작하면 자꾸만 더 하게 된다”면서 “모든 분이 작게라도 꼭 한번 기부를 실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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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생활수급비 쪼개 아이들 돕습니다 | 김민서 기부자

김민서씨에게 기부는 삶을 이어가는 동력 중 하나다. 가난한 유년 시절, 낮엔 일하고 밤엔 공부했다. 검정고시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마쳤고, 어렵사리 대학 문턱도 넘었다. 못 먹고 못 입던 시절을 버티며 아끼고 아끼며 살았다. 그러면서도 컨선월드와이드에 정기후원은 유지했다. 일평생을 생계에 쫓기다 유방암 진단을 받으면서 후원을 중단했다. 그러다 2019년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면서 후원을 재개했다. 후원 중단 1년 만이었다. 현재 김씨는 루게릭병을 앓고 있다. 일상생활조차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의 마음은 여전히 아이들에게 가 있다. “아이들을 살리는 데 제 손이 닿아 있다면, 그걸로 됐죠. 마지막까지 계속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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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팔리는 만큼 기부합니다 | 김용성 기부자

사업을 시작하면서 그는 이런 다짐을 가족과 친구, 직원 등 주변 사람들에게 미리 알렸다. 말한 것을 행동으로 옮기겠다는 자기 다짐이었다. 김 기부자의 꿈은 회사를 더 성장시켜 공익재단을 운영하는 것이다. “사회에 더 많은 것을 나눌 수 있는 기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조용히, 오래 기부해 나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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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기업인들과 13년째 고액기부 | 김윤정 기부자

김 대표의 회사도 매출 148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돌이켜보니 역경을 극복할 수 있었던 건 그동안 주변에서 받은 사랑 덕분이었다.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들은 언젠가 반드시 사회에 사랑을 나눠주는 사람으로 성장합니다. 앞으로도 어려운 환경에 놓인 아이들을 더 적극적으로 돕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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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게 메뉴판엔 ‘기부’가 있어요 | 김지훈 기부자

김 기부자는 사회복지사 출신이다. 지역복지관에서 일한 9년 중 5년간 후원 업무를 맡았다. 가게 운영은 그의 또 다른 나눔 방식이 됐다. 한 달에 두 번은 지역 복지시설을 찾아 어르신의 식사를 위해 고기를 기부한다.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에게는 무료로 식사를 대접하기도 한다. 김 기부자는 “기부로 인해 단 한 명이라도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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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 스무 명의 아이를 둔 성우 | 남도형 기부자

기념할만한 일이 있을 때마다 후원 아동을 한 명씩 늘려갔다. 이제까지 연결된 아동은 총 20명. 이 중 6명은 스무 살이 넘어 자립했고, 지금은 14명을 지원하고 있다. 방 한편에는 그동안 아이들이 보낸 편지가 모두 보관돼있다. “처음 받은 편지가 아직도 생각나요. ‘저는 후원자님 덕분에 행복해요. 후원자님도 이 편지를 받고 더 행복해지셨으면 좋겠어요’라고 적혀 있었어요. 편지를 읽자마자 눈물이 막 나더라고요. 나눔을 하면 제가 오히려 더 큰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걸 그때 알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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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도움, 일생의 기부로 갚습니다 | 오성삼 기부자

월드비전 정기후원은 IMF 때 시작했다. 정년퇴직 후에도 인천 송도고 교장직을 맡게 되면서 후원을 이어갔다. “기부는 끊는 게 아니에요. 그냥 삶 속에서 계속되는 거죠. 마음대로 끝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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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생 2000명과 함께 해 온 ‘나눔 수업’ | 최병기 기부자

결연 아동에게 편지가 오기도 한다. 아이들도 그림을 그려서 답장을 보낸다. “졸업할 때 아이들에게 꿈을 물어봐요. 그럼 아이들은 어떤 직업을 갖든 어려운 사람을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해요. 이런 작은 마음이 언젠가 큰 열매를 맺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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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받은 장학금, 다음 세대에 돌려줍니다 | 최성환 기부자

대학 졸업 후에는 IMF로 경기가 어려운 와중에도 삼성에 취업했다. 2009년에는 컨설팅 회사를 창업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아대책에 재산의 일부를 유산기부 형식으로 전달했다. 대학 시절 머물던 경기장학관과 경기도민회에는 매년 장학금을 전달한다. “기부는 좋은 바이러스를 퍼뜨립니다. 나눌수록 제 삶도 단단하고 건강해지는 걸 느껴요. 제가 도운 학생들이 자리를 잡고, 또 다른 누군가를 돕는다면 그게 정말 좋은 사회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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