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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테트리스] 북한과 가깝다지만…한국어 공부는 K-팝으로

모스크바국립언어대 교수 "한국어 강의 영상 조회수 350만회" "북한말도 가르치지만 현실적으로 한국 교육자료 풍부"

[모스크바 테트리스] 북한과 가깝다지만…한국어 공부는 K-팝으로
모스크바국립언어대 교수 "한국어 강의 영상 조회수 350만회"
"북한말도 가르치지만 현실적으로 한국 교육자료 풍부"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러시아와 북한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제1회 러북 대학총장포럼을 개최해 양측 대학 교류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보리스 코로베츠 러시아 극동연방대 총장은 이 포럼에서 러시아 전역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이 4천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와 북한이 밀착을 가속하는 맥락에서 제시된 수치지만, 사실 러시아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은 K-팝과 드라마 등 한국 대중문화에 이끌려 한국어에 관심을 두게 된 경우가 많다.
예카테리나 포홀코바 모스크바 국립언어대학교 통번역학부장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K-팝의 영향력은 모두가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저도 10년간 세종학당에서 강의하며 한국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한국어 강의 영상이 350만 조회수를 돌파해 깜짝 놀랐다고 한다.
한국어 전공자인 모스크바 시민 디아나 아흐메도바 씨는 "K-팝은 한국어에 관심 있는 사람이 주로 듣는 것 같지만 한국 드라마는 한국어와 관련 없어도 많이 본다"며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드라마를 쉽게 접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러시아는 북한과 관계가 더 좋지만 한류 영향 때문에 젊은 사람들은 (남한의) 한국어에 관심이 더 많다"고 덧붙였다.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러시아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그중에서도 러시아는 북한과도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고 있어 '북한식 한국어'(북한에서 문화어라고 지칭)도 교육한다.
포홀코바 교수는 "이상적 상황에서 학문은 정치와 분리돼야 한다"며 "모스크바 국립언어대에서는 남북한 언어 모두를 다루며 특히 언어 이론, 어휘론, 문체론 등 이론 수업에서는 북한어도 분석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외교 현장에서 러시아는 북한식 표현을 민감하게 구분하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지난해 11월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했을 때 러시아 측 통역관은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 중 '한반도'를 북한식 표현인 '조선반도'로 통역했다.
포홀코바 교수는 "북한말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 수가 많지는 않다"며 "그러나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수들 간 교류는 활발하며 긴밀히 연결돼 있다. 어디에 중점을 두든 상관 없이 연구자들은 학문 공동체 일원으로 협력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한국이 대러시아 제재에 참여하면서 양국 관계가 악화했음에도 자발적인 문화 교류가 언어 교육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스크바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 교사는 "요즘 아이들은 학교에서 배우지 않아도 드라마와 영화를 보고 스스로 외국어를 습득한다. 특히 말하기 실력이 굉장히 좋다"며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한국 드라마는 훌륭한 언어 자료"라고 말했다.
반면 북한의 학습 교재는 구하기 쉽지 않을뿐더러 가르칠 사람을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했다. 북한 교수진이 러시아에 오기가 아직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학술 교류 규모도 차이가 난다. 코로베츠 러시아 극동연방대 총장은 러시아에서 공부하는 북한 학생이 180명 이상이라고 밝혔는데, 한국인 러시아 유학생은 현재 650명 정도다.
러시아와 북한은 대학총장포럼에서 장학제도 운영, 상호 학위 인정, 단기 연수 등 학술 교류를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포홀코바 교수는 "모스크바에서는 K-팝의 영향력이 강한 반면, 북한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북한식 언어와 문화에 관심이 더 높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의 고등교육 제도는 연방 교육법과 국가교육 표준에 따라 전국적으로 동일하게 운영된다고 덧붙였다.
포홀코바 교수는 "한류 확산은 매우 놀라운 성과지만 팬들이 단순히 대중문화에 국한된 관심만 가질 뿐 한국에 대한 깊은 이해나 언어 실력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하며 다양한 번역 활동으로 한국어, 한국 문학, 역사, 문화를 더 많이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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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최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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