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에도 이렇게 박수 받은 선수 있었나…11구 두성놀이→힘 빠진 SV 1위→대역전 “아웃 당했는데 칭찬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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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수원, 이후광 기자] 삼진을 당하고 이렇게 박수 받은 선수가 있었나. 롯데 신예 외야수 장두성(26)이 프로야구 세이브 1위 투수를 상대로 무려 11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치며 팀의 4-3 대역전승을 뒷받침했다.
장두성은 지난 1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8번째 맞대결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 1볼넷 1득점 1삼진을 기록했다.
두 번째 타석부터 투수와의 승부가 예사롭지 않았다. 0-0이던 3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KT 에이스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만나 7구(볼-볼-볼-스트라이크-파울-파울-볼) 끝 볼넷을 골라냈다. 빅터 레이예스가 우전안타를 치며 2루를 지나 3루에 도달한 장두성은 전준우의 좌전안타 때 홈을 밟으며 0의 균형을 깨는 선제 득점을 올렸다.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타석이었다. 1-3으로 끌려가던 8회초 1사 만루 찬스였다. 마운드에 리그 세이브 1위(20세이브) 박영현이 올라왔고, 초구 체인지업과 2구 직구에 0B-2S 불리한 카운트에 처했지만, 장두성은 주눅 들지 않았다. 3연속 파울에 이어 볼을 지켜본 뒤 다시 3연속 파울로 박영현을 괴롭혔고, 볼을 또 골라내며 2B-2S를 만들었다. 결국 11구째 138km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지만, 롯데 팬들은 11구 두성놀이에 열광했다.
두성놀이 여파였을까. 박영현의 제구가 급격히 흔들렸고, 롯데 타자들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후속타자 고승민이 침착하게 스트레이트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내며 추격의 1타점을 올린 가운데 레이예스가 등장해 2B-1S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뒤 4구째 129km 체인지업을 받아쳐 중견수 앞으로 향하는 2타점 역전 적시타를 쳤다. 결승타를 때려낸 순간이었다.
경기 후 대역전극을 뒷받침한 11구 두성놀이의 창시자 장두성을 직접 만날 수 있었다. 그는 “감독님이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치라고 하셨고, 박영현 선수 직구가 워낙 좋아 무조건 직구를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초구에 예상 외로 체인지업이 들어오더라. 그래서 거기서 조금 말린 거 같았는데 어떻게든 플라이를 쳐야겠다는 마음으로 계속 공을 맞혔다. 그러다 보니 커트가 계속 이뤄졌다”라고 복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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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파울을 치면 칠수록, 박영현 선수가 공을 던지면 던질수록 롯데 팬들의 환호 소리가 커지더라. 그래서 나도 뭔가 속으로 할 만하겠다는 자신감을 갖고 계속 승부에 임했다”라고 덧붙였다.
장두성은 삼진에도 롯데 팬들의 박수를 받았고, 경기 후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의 칭찬까지 들었다. 그는 “결과론이긴 하지만, 코치님들과 선배님들이 내가 박영현 선수가 11개 던지게 한 걸 잘했다고 칭찬해주셨다. 또 뒤에 (고)승민이가 공을 잘 봤고, 레이예스가 잘 쳐줘서 내가 아웃을 당했음에도 이렇게 좋은 평가를 받은 거 같다”라고 멋쩍게 웃었다.
롯데는 약속의 8회에 힘입어 KT를 4-3으로 꺾고 공동 3위에서 단독 3위로 올라섰다. 이날 경기를 내줬을 경우 최대 6위까지도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장두성을 비롯해 모든 야수들이 8회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며 팀의 연패를 막았다. 김태형 감독도 “야수들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려고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아서 승리할 수 있었다”라고 역전의 용사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 가운데 1명인 장두성은 “경기 전 KT와 공동 4위여서 아무래도 경기가 신경 쓰였던 게 사실이다. 어제(10일)는 어려운 경기를 하면서 졌는데 오늘(11일)은 그래도 어려운 경기를 마지막에 역전해서 좋은 경기를 했다. 나 또한 이전보다 더 여유가 생겼고, 야구가 재미있다”라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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