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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경기부양 시급, 구조개혁도 해야...새정부 리더십 발휘하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창립 제75주년 기념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를 과도하게 낮추면 실물경기 회복보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경고했다. 저성장 위기에 경기 부양이 시급한 만큼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가겠지만, ‘수위 조절’도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12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창립 75주년 기념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올해 상반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0.1%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특히 건설투자는 2분기까지 5분기 연속 역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그만큼 경기 부양 정책이 시급해졌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6개월간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 강화, 12ㆍ3 비상계엄 이후 정치 불안 등 대내외적 충격으로 성장세가 크게 둔화했다고 짚으면서다.

경기 부양을 위해 한은도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그 폭은 제한적일 거라고 했다. 집값ㆍ환율 우려에 현재 연 2.5%인 금리를 과도하게 낮추긴 어렵다는 의미다. 그는 “지난 3월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이 연율 기준으로 약 7% 상승했고,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도 확대되고 있다”며 “손쉽게 경기를 부양하려고 부동산 과잉투자를 용인해 온 과거의 관행을 떨쳐내야 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개혁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간 한은은 수도권 인구 집중을 해소하기 위한 지역 거점도시 육성, 외국인 노동자 활용 등을 통한 돌봄 서비스 개선, 법적 정년연장이 아닌 고령층 퇴직 후 재고용 등을 구조개혁 방안으로 제시해왔다.

이 총재는 “구조개혁은 항상 이해관계의 충돌을 피할 수 없으며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승자와 패자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새로 출범한 정부가 구조개혁 과제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는 리더십을 발휘해 당면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 하더라도 충분한 조율과 사회적 공감이 없으면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 총재는 구조개혁이 과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라면, 미래 도전 과제에도 대비해야 한다며 ‘핀터넷(Finternet, 금융의 인터넷화)’ 환경에 필요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개발, 시중은행 예금토큰 활용 방안을 계속 모색해 나가겠다고 했다.

다만 여권 일각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논의되는 데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 총재는 “‘원화 표시 스테이블코인’은 핀테크(금융기술) 산업의 혁신에 기여하면서도 법정화폐의 대체 기능이 있는 만큼, 안정성과 유용성을 갖추는 동시에 외환시장 규제를 우회하지 않도록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동안 금융안정 위협, 통화정책 유효성 저해 등 부정적 측면을 더욱 강조했던 이 총재가 한발 물러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입장이 바뀐 건 없다”며 “마치 한은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처럼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조심하기로 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김경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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