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 갔던 ‘그 애니’ 3000원에 본다... 정유미 감독 ‘안경’, ‘파라노이드 키드’

15분 분량의 단편 애니 ‘안경’은 깨진 안경이라는 사건을 통해 마음 속 자아들과 마주하는 주인공을 그린다. 올해 공개된 정 감독의 또 다른 애니메이션 ‘파라노이드 키드’와 함께 지난 11일 메가박스에서 단독 개봉했다. ‘파라노이드 키드’는 7분 분량의 애니메이션으로, 정 감독의 일기를 바탕으로 만든 동명의 그림책을 원작으로 한다. 지난주 열린 제35회 자그레브 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에 초청돼 처음으로 상영했다.
‘안경’의 칸 영화제 비평가 주간 단편 경쟁 부문 초청 소식을 접한 메가박스가 정 감독에게 개봉을 제안했고, 정 감독이 ‘안경’과 비슷한 시기에 작업한 작품 ‘파라노이드 키드’와 함께 상영하는 것을 추천했다. 10일 유선으로 만난 정 감독은 “단편 작품 위주로 작업해서 그동안 영화제를 통해서만 제 작품을 보여드릴 수 있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더 많은 분과 만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랜 시간 찾아 헤맸던 따뜻한 포옹을, 내가 나의 엄마가 되어 버려진 나에게 해줄 수 있다면..” 감독은 ‘파라노이드 키드’를 통해 이렇게 말한다. 내레이션은 배두나 배우가 맡았다. 배두나 배우는 그의 팬이었던 정 감독의 제안에 흔쾌히 작업을 수락했다. 그의 목소리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안경’은 패션 브랜드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패션 브랜드 김해김(KIMHĒKIM)의 김인태 디자이너가 파리의 한 극장에서 정 감독의 ‘연애놀이’(2014)를 보고 협업을 요청했다. 정 감독은 광고 형태의 제안이라고 이해했으나, 김 디자이너가 “김해김의 의상을 입은 주인공만 나오면 되니, 감독님의 영화를 만들어달라”고 의견을 줬다.
정 감독은 김해김의 의상을 소모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이야기에 적극 반영되길 택했다. 작품은 세 챕터로 구성되는데, 각각 털·진주·이불 소재를 사용한 김 디자이너의 옷 세 벌을 기준으로 나누어진다. 정 감독은 “외부 제안으로 시작된 작업이라도, 그 안에서 제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면 하는 편”이라며 “앞으로도 책·애니·회화 등 다양한 매체에 따른 작업 방식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22분. 전체관람가. 성인·청소년가 3000원.
최혜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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