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두 발 뻗고 잔다"…'소음 지옥' 접경지 주민들 일제히 환호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늘 북한의 대남 소음 방송이 청취 된 지역은 없다”며 “북한의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어젯밤 11시 넘어서까지 소음 방송이 청취 됐으나 오늘 0시 이후에는 전 지역에서 들리지 않는다”며 “원래는 지역에 따라 새벽에도 소음 방송이 청취 됐으나 지금까지 소음 방송이 청취 되는 지역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북한이 대남 소음 방송을 중단한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우리 측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응해 북한이 남쪽으로 오물 풍선을 마구 살포하자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6월 대북 방송을 6년 만에 재개했다. 그러자 북한 측이 상상을 초월하는 기괴한 굉음을 내는 대남 방송으로 다시 받아치면서 접경지역에 긴장이 고조되고 주민들이 지난 1년간 밤낮없이 극심한 확성기 소음에 시달려 왔다.

이와 관련,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접경지 지자체와 주민들은 일제히 환영을 표했다. 박용철 인천 강화군수는 12일 “정부의 대북방송 중지 결정을 환영하며, 피해주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북한도 비인도적인 대남방송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 군수는 “북측에서 이번 대남 소음공격이 군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민심 교란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냉·온탕을 오가는 남북관계에서 언제든 재발할 우려가 있다”며 “접경지역지원특별법 개정을 통해 초접경지역 주민들에 대한 정주생활지원금 등 정주 여건 개선과 지역발전을 위한 국가적 관심과 투자가 확대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동연 경기지사도 전날 이재명 대통령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 지시에 대해 “남북 간 신뢰 회복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대북 확성기 방송이 마침내 멈췄다.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동안 접경지역 주민들은 오물 풍선과 대북 전단, 확성기 소음으로 큰 불안과 고통을 겪으셨다”며 “새 정부가 보여준 방송 중단 결단에 경기도는 깊이 공감하며, 북한의 진정성 있는 호응도 기대한다”고 했다.
김경일 경기 파주시장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늦었지만 다행이다. 이제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있다”며 환영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제 북한 당국 차례다. 더는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며 대남 확성기 방송 중단을 촉구했다.
━
접경지 주민들 “이제야 두 발 뻗고 편히 잔다”
인천 강화군 주민들도 크게 환영했다. 그동안 강화군은 대남방송 소음으로 주민 2만 2000여명 가운데 상당수가 수면장애와 두통을 비롯한 정신·육체적 피해를 겪었다. 숙박업을 비롯한 지역 관광 산업도 큰 타격을 입었다. 김형태 강화군 교동면 이장단장은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로 그동안 주민들을 힘들게 한 대남 확성기 소음도 중지돼 일단 환영한다”고 반겼다. 그는 “대북·대남 확성기 방송이 이제 막 중지돼 아직은 실감 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고 소음이 완전히 중단돼야 실감이 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익진.최모란.이유정.조수진([email protected])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