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없는 2군 생활→데뷔전 구원승→137SV 클로저 우뚝...ERA 11.42 1R 루키도 정해영 길 따라갈까

KIA 김태형./OSEN DB
[OSEN=광주, 이선호 기자] 특급루키도 정해영의 길을 따라 갈까?
지난 2020년 1차 지명을 받은 우완 루키 정해영은 개막을 2군에서 시작했다. 선발요원으로 키우기 위한 조치였다. 1군에 선발자리도 없었다. 2군에서 8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섰다. 36이닝을 던지며 2승2패,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다. 볼넷이 36안타를 맞았고 볼넷 16개 사구 3개를 내주었다. 삼진은 31개를 뽑아냈다.
좀처럼 1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6월 말에 드디어 콜업을 받았다. 더블헤더에 투입하기 위한 조치였다. 하필이면 더블헤더 경기가 비로 취소가 되면서 다시 2군으로 내려가는 운명이었다. 그래도 데뷔전 기회를 받았다. 한화전이었다. 1-3으로 뒤진 9회초 마운드에 올라 씩씩하게 김태균을 삼진을 잡으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런데 9회말 역전에 성공하며 덜컥 데뷔전 승리투수가 됐다.
당시 맷 윌리엄스 감독은 1군 마운드에서 던지는 정해영의 배짱을 보고 그대로 1군에 놔두었다. 처음에는 이날처럼 패전처리 추격조 임무였다. 그러다 차츰차츰 좋은 공을 던지자 대등한 경기에 내보내는 필승조로 격상시켰다. 정해영이 등판하면 역전승도 많아 복덩이라는 별칭도 얻었고 급기야 마무리 투수로도 나섰다. 2021시즌은 전상현이 어깨 부상으로 이탈하자 대신 클로저 임무를 받았고 올해까지 통산 137세이브 타이거즈 최다 기록 보유자가 됐다. 2024 클로저로 우승 엔딩까지 장식했다.

KIA 정해영./OSEN DB
2군에서 뚜렷한 활약이 없었지만 1군에 올라와 단 한 번의 기회를 살려낸 것이 지금의 타이거즈 간판 마무리로 올라섰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2군 선수들에게 1군 무대는 도약의 기회를 만들어주는 곳이다. 올해는 2024 10라운더 우완 성영탁이 2년만에 1군 콜업을 받아 10경기 무실점 행진을 펼치면서 필승조까지 도약하는 기적을 이루었다. 과부하 직전의 불펜에게는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팀 분위기에도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성영탁의 도약을 지켜본 이범호 감독은 2군 선수들을 위해 아예 1군 도약의 무대를 만들어주기로 했다. 엔트리 한 자리를 2군 선수들을 위해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 11일 데뷔전을 치른 홍원빈을 말소하고 루키 김태형을 콜업했다. 1군 무대에서 도약의 에너지를 만들어 보라는 주문이었다.
김태형은 2025 1라운드 지명을 받은 특급루키이다. 작년 11월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 참가해 극찬을 받았다. 두둑한 배짱에 볼배합과 투구능력이 빼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발후보군에 올려놓기도 했다. 그러나 스프링캠프에서 선발진 진입에 실패했고 2군에서 개막했다. 선발수업을 받아왔으나 7경기 4패 평균자책점 11.42의 굴욕적인 수치를 내고 있다.
5월 17일 이후 실전등판도 없다. 그런데도 이감독은 김태형을 1군에 올렸다. "2군에서 잘 던지지 못했지만 한번 1군 올리면 잘 할 수 있는 능력 가진 친구이다. 계속 퓨처스 있는 것도 그렇다. 최근 좋아지는 단계이다. 영탁이 처럼 올라와서 잘 던질 수 있다. 1군 올라오면 무대가 다르고 대범함 생긴다. 긴장하면서 훨씬 더 좋은 공 던질 것이다. 앞으로 한 명 정도는 계속 올려서 지켜볼 것이다"고 말했다.
김태형의 등판 시점은 2~3점 지는 상황이다. 마음 편하게 던지라는 의미이다. 첫 등판에서 심기일전해 감독의 주문대로 달라진 공을 던지면 또 다른 미래가 펼쳐질 수 있다. 바로 직전 성영탁이 그랬고, 5년전에는 정해영도 그랬다. 김태형이 다시 특급루키 별칭을 되찾을 것인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email protected]
이선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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