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라크 美대사관 직원 대피 이미 통보"…중동 긴장 고조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워싱턴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레 미제라블’ 공연에 참석한 자리에서 철수 사실을 묻는 기자들에게 “위험한 곳일 수 있기 때문에 이동시킨 것”이라며 “이미 통보한 사실”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중동 긴장을 낮추기 위한 조치’를 묻는 말엔 “(이란)그들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 아주 간단하다”고 답하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와 관련 이라크 정부 측은 “중동 여러 국가에 주재한 미국 외교 공관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절차의 일환으로, 이라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며 “현재까지 대피를 필요로 할 만한 어떤 안보 징후도 확인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본지에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단 등 핵심 조건에 진전이 없다며 협상 전망에 회의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지즈 나시르자데 이란 국방장관도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상대방이 입을 피해는 훨씬 클 것”이라며 중동 내 모든 미군 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와중에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시설 타격에 대한 미국의 승인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미국의 철수 조치가 “중동 내 외교·군사 전략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 마이클 에릭 쿠릴라 사령관은 오는 12일 예정됐던 미 상원 군사위원회 출석 일정을 돌연 연기해 사안의 중대성을 방증했다.
중동 내 무력 충돌과 핵 협상 결렬 우려가 확산하면서 이날 국제 유가도 4% 넘게 급등했다.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근월물 종가는 배럴당 69.77달러로 전장 대비 2.90달러(4.34%)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근월물 종가는 배럴당 68.15달러로 전장보다 3.17달러(4.88%) 상승했다.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69달러 선 위로 올라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한 지난 4월 초 이후 2개월 만이다.
한지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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