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존윅’ 별명 생긴 소지섭, “원작과는 또 다른 한국식 누와르 매력 봐주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광장’의 배우 소지섭(48)은 1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극 중 가장 강력한 주먹을 가진 캐릭터 남기준 역을 맡았다. 동생 남기석(이준혁)의 죽음으로 11년 만에 조직 세계로 돌아와 그 배후를 파헤치며 잔인한 복수를 한다.
소지섭이 영화 ‘자백’ 이후 3년 만에 내놓는 주연작이자 첫 OTT 도전작으로도 화제를 모은다. 공개 3일 만에 시청수 490만(시청 시간을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을 기록하고 글로벌 톱10 비영어 시리즈 부문 2위에 등극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가져왔지만, 스토리 전개는 전혀 다르다. 각색 과정에서 인물들의 감정과 욕망에 설득력을 부여하면서, 넷플릭스 시리즈만의 ‘광장’이 탄생했다. 호불호는 분명하다. 원작 팬들의 아쉬운 목소리에 연출자 최성은 감독은 “나도 원작을 재밌게 봤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이야기가 나아가기 위한 각색이었다. 원작과 다름에도 제목을 유지한 것은 이들이 몸담은 카르텔 세계를 총칭하는 의미”라고 같은 날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소지섭은 “목표가 명확한 이야기였고 직진하는 스토리라 끌렸다. 나중에 원작을 봤는데, 각색이 있더라도 남기준 중심의 서사는 같다고 느꼈다. 각각 다른 매력이 있다”면서 “앞으로도 시나리오가 좋은 누아르 장르가 있다면 계속해서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소지섭과의 일문일답.
Q : 처음 OTT 작품을 해본 소감은.
A : “해외 시청자들의 리뷰를 실시간으로 본다는 게 신기하다. OTT는 반응이 더 광범위해서 낯설지만, 새롭고 재미있는 경험이다. 작품을 할 때마다 감정 소모가 큰 스타일이라 연달아 작품을 하긴 어렵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연기하려고 한다.”
Q : 연기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A : “기준은 한 번 정하면 멈추지 않는 인물이다. 그 점이 나와 닮았다. 또 눈빛이나 표정 같은 비언어적인 연기로 감정을 표현하는 걸 좋아해서 ‘내가 잘할 수 있는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후반부에는 본인의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처럼 보이도록 슬픈 눈빛을 보여줬다. 강하지만 불쌍한 인물이길 바랐다.”
Q : 영화 ‘회사원’(2012) 이후 13년만의 액션물인데.
A : “확실히 몸이 예전 같진 않다. 머리는 움직이는데 몸은 반박자 느린 느낌? 그러면서도 ‘아직 할 수 있구나’하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도 액션을 많이 해본 경험이 있어서 수월하게 촬영했다. 작품을 본 아내는 아무래도 내가 고생하는 걸 먼저 보고 ‘힘들었겠다’고 말해줬다.”

Q : 촬영 전 20kg을 감량했다고.
A : “다이어트 시작할 때 몸무게가 95kg였고 마지막은 70kg대였다. 먹는 것을 좋아하는 데다가 살이 잘 찌는 체질이라서 작품이 없으면 살이 잘 찐다. 평소 권투도 좋아하고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던 터라, 닭가슴살과 밥으로 식단 조절하며 뺐다.”
Q : ‘광장’은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A : “오랜만에 ‘내가 잘할 수 있는’ 장르로 인사드렸다는 것 자체로 기쁘다. 지금은 만족스럽게 마무리했고, 시간이 지나면 어떤 의미로 남을지 더 또렷해질 것 같다.”
Q : 차기작은 언제쯤 나오나.
A : “여러 작품을 보고 있다. 새로운 걸 해야 할까, 잘하는 것 혹은 내게 어울리는 것을 해야 할까 그런 고민 중이다. 무엇이 우선일까 헷갈린다. 답답하거나 해소가 안 될 때는 젊었을 때 나를 보며 에너지를 되찾으려고 한다.”
Q : 젊은 세대 사이 ‘미사 폐인’이 다시 떠올랐는데.
A : “KBS2 ‘미안하다 사랑한다’(2004)를 가끔 보면서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직진했던 나의 20대 에너지를 떠올리곤 한다. 요즘 젊은 세대가 그 작품을 보고 같은 감정을 느낀다는 게 신기하다.”
Q : 출연 작품 중에 실제 내 모습과 비슷한 인물이 있다면.
“‘광장’에선 일단 결정하면 직진하는 모습이 닮았다. 가장 나와 닮은 인물은 SBS ‘발리에서 생긴 일’(2004)의 강인욱이다. 인물의 상황이나 여러 가지로 비슷해서 연기하기 힘들었다.”

Q : 가수 활동도 재개할 생각이 있나.
A : “팬 미팅에 보여줄 무대를 위해 노래를 내다보니 9집까지 쌓였다. 사비로 제작한 것들이라 적자지만, 팬을 위한 자리가 있다면 10집도 내 볼 생각이 있다.”
Q : 영화투자자로 활동하는 것도 팬들을 위해서라고.
A : “영화사 찬란과 함께 해외의 작품성 있는 예술, 독립 영화를 들여오고 있다. 초반에는 찬란 이지혜 대표님과 같이 의견을 나누기도 했는데 이제는 이 대표의 안목을 믿고 지원만 한다. 1995년 데뷔해 지난 30년 동안 많은 분들에게 받은 사랑을 내 나름대로 돌려드린다고 생각하고 임한다. 능력이 된다면 계속하고 싶다.”
황지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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