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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통일교 총재 등 고위층 '580억대 美원정도박' 정황 포착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총재가 지난 1월 1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한화궁(전 국제평화교육원)에서 신도들에게 선물을 건네고 있다. 사진 통일교 매거진 트루피스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64)씨를 수사 중인 검찰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원정도박 의혹 관련해 통일교 관계자들을 줄소환하고 있다. 다음 주 출범을 앞둔 ‘김건희 특검’의 16개 수사 대상 중 하나인 고가의 명품 가방, 다이아몬드 목걸이 수수 의혹을 놓고 선물을 구입한 자금의 출처와 전씨를 통한 수사무마 의혹을 밝힐 한 축이기 때문이다.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 박건욱)는 전씨와 윤모(48)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김건희 여사 선물용으로 명품 가방 등을 마련한 자금을 추적하는 과정에 한학자 총재 등이 지난 2011년부터 지난 1월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도박한 정황을 포착했다. 지난 5일부턴 통일교 관계자들을 소환하고 한 총재 등에게 카지노 호텔 체인인 MGM리조트인터내셔널의 엠라이프플레이어스클럽(M life Players Club)이 2012년 9월 보낸 문서 등을 토대로 원정도박 여부, 자금 출처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해당 문서를 보면 한 총재는 2011년 슬롯 머신기 도박으로 약 70만 달러(한화 9억여원)를 잃고 약 56만 달러(7억여원)을 따서 약 4만 달러(5400여만원)를 잃었다고 표기돼있다. 한 총재 외에 비서실장 정모씨, 당시 통일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북미대륙 회장 김모씨 등 12명 각각의 2008~2011년 3년 간의 카지노 이용 내역이 있다. 총액은 약 4200만 달러(580억여원)에 달한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왼쪽),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윤모씨. 뉴스1.독자제공.

이와 관련 검찰은 12일 오전 10시쯤부터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전씨를 불러 10시간 넘게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전씨에 대한 소환조사는 대선 이후 두 번째다. 검찰이 전씨와 윤 전 본부장 의혹과 함께 한 총재 등의 원정도박 의혹을 수사하는 이유는 김 여사 선물용 금품을 구입한 자금 흐름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더 나아가 윤핵관(윤석열 정부 핵심 관계자), 경찰 최고위직을 통한 수사무마 의혹과 연관돼있기 때문이다. 한 총재는 문건에 담긴 2011년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라스베이거스를 찾았는데, 검찰은 한 총재가 지난 1월 미국 방문 당시에도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를 이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윤 전 본부장이 2019년 작성한 내부 보고서에 세계본부 자금이 한 총재의 라스베이거스 계좌로 옮겨간 것처럼 화살표로 표시된 문건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은 앞서 검찰 조사에서 “총재의 뜻에 따른 것으로 총재 결재를 받았다”고 진술했다는 인물이다. 윤 전 본부장의 아내도 세계본부 재정국장을 맡는 등 회계 업무를 10년 이상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윤 전 본부장이 한 총재 등 통일교 고위층의 원정도박 의혹에 대한 수사 첩보를 미리 입수하고 이를 무마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이 확보한 윤 전 본부장의 육성 녹음파일에서 윤 전 본부장은 지난 2022년 9월 측근에게 “공소시효가 있다고 했다. 외국환거래법이라고 하는데, 압수수색에 대비하고 로펌을 선임하라고 윤핵관이 알려줘서 어머니(한학자)께 보고드렸다”고 말했다. 여기서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수사 첩보가 한 총재의 원정도박 의혹이라는 것이다. 또 윤 전 본부장이 “노트북 포맷, 문건 폐기 등을 지시했다” “경찰 최고위직에게 큰 사건을 잘 처리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고 언급하는 녹취파일도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아리아리조트 카지노 전경. 사진 아고다


통일교 측 "원정도박, 日 혐한 매체 주장…전혀 사실 아냐"

통일교 측은 한 총재의 원정 도박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통일교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미국 서부본부가 있기 때문에 한 총재가 자주 방문하는 것일 뿐 원정도박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며 “총재 도박 주장은 해외 혐한 매체나 본 연합과 분쟁 중인 소송 당사자가 오래 전부터 주장해 온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일본 혐한 매체 ‘주간문춘’ 등 본 연합을 악마화해 온 해외 매체를 마치 근거가 있는 언론 보도로 인용한 데 대해 심각한 유감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지난 10일 공포된 김건희 특검법에 따라 출범할 특검의 한 총재 등의 카지노 원정도박 의혹과 수사무마 시도 의혹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검찰은 특검 수사가 시작되면 기존 수사를 중단하고 자료를 이첩해야 하나 특검 출범 전까지 전씨와 윤 전 본부장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와 카지노 원정도박 의혹까지 최대한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손성배.이찬규.이아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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