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 20년 걸린다던 젠슨 황 “수년 내 실용화”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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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 끌어안기 행보
![아르튀르 멘쉬 미스트랄 최고경영자(왼쪽),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테크놀로지’ 콘퍼런스에서 토론하고 있다. 이날 엔비디아의 개발자 컨퍼런스인 ‘GTC 파리’도 개최됐다. [로이터=연합뉴스]](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6/13/4112f257-5595-4441-9848-a9ef7545109f.jpg)
황 CEO는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엔비디아 개발자 콘퍼런스(GTC) 기조연설에서 “양자컴퓨팅이 변곡점(inflection point)에 다다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AI 인프라는 모든 국가와 사회가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적인 존재가 됐다”며 “앞으로 몇 년 안에 흥미로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영역에서 양자컴퓨터를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시점도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양자컴퓨터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으로 구성된 기존 컴퓨터 모델과 달리 ‘큐비트’(0과 1이 중첩 가능한 기본 연산 단위)를 활용해 압도적으로 빠르게 연산할 수 있어, 기존 산업 지형을 뒤흔들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미래형 컴퓨터다. 업계에선 양자컴퓨터와 구분하기 위해 현재의 컴퓨터 모델을 ‘고전컴퓨터’라고 부르기도 한다.
앞서 지난 1월 황 CEO는 “쓸만한 양자컴퓨터가 나오려면 20년은 걸릴 것”이라며 보수적인 태도였다. 당시 그의 발언 이후 아이온큐와 리게티컴퓨팅 등 양자컴퓨팅 관련 기업 주가는 40%가량 급락했다. 당시 전문 투자자들 사이에선 “GPU 지배력을 지키려는 이기적인 발언”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하지만 이후 황 CEO는 양자컴퓨팅에 우호적인 발언들로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 3월 미국에서 열린 GTC에서 그는 ‘양자의 날’(Quantum Day) 행사를 별도로 마련해 양자컴퓨팅 기술 기업 대표들 앞에서 주가 폭락을 부른 발언을 사과하며 “양자컴퓨팅은 엄청난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젠슨 황의 이 같은 행보는 과거 발언에 대한 ‘뒷수습’ 차원을 넘어 엔비디아의 사업 전략일 가능성이 크다. 11일 파리 GTC에서는 개발 중인 하이브리드 컴퓨팅 솔루션 ‘쿠다-Q’(CUDA-Q)를 소개하면서 “양자와 고전의 만남”이라고 했다. 쿠다-Q는 양자컴퓨터의 QPU와 기존 컴퓨터의 CPU, GPU가 함께 작동하도록 한 양자컴퓨팅 개발 소프트웨어다. IBM,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경쟁사를 견제하고 먼저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최근 엔비디아는 자사 GPU 중심의 시스템을 외부에 개방하며 AI 인프라 전반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5월 대만 컴퓨텍스에서는 엔비디아 GPU와 타사 CPU를 연결해 대량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NV링크 퓨전’ 기술을 선보였다. 맞춤형 반도체(ASIC)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엔비디아 GPU의 호환성을 높여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일 수 있다.
민동문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지금도 계산화학 등 특정 학문 분야에선 양자컴퓨터가 물리량을 계산하고 고전컴퓨터가 정확도를 높이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쓰인다”며 “앞으로는 AI의 머신러닝에도 ‘양자 머신러닝’이라는 새로운 방식이 부상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엔비디아가 이를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가람([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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