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총기 난사범, 은둔자에 1인칭 슈팅 게임 심취"
경찰 "입대 시도했으나 심리검사 탈락…치밀하게 범행 계획" NYT "신속한 경찰 대응과 학교 비상 교육, 더 큰 참사 막아"
경찰 "입대 시도했으나 심리검사 탈락…치밀하게 범행 계획"
NYT "신속한 경찰 대응과 학교 비상 교육, 더 큰 참사 막아"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오스트리아 경찰은 12일(현지시간) 고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을 벌인 용의자가 외부 세계와 단절된 채 1인칭 슈팅(FPS) 게임에 깊이 빠져 있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하엘 로네거 슈타이어마르크주(州) 형사수사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용의자는 극도로 은둔적인 삶을 살았으며, 현실 세계의 일상적인 활동에 참여하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실 세계보다 가상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호했고, 1인칭 슈팅 게임에 몰두했다"고 덧붙였다.
21세의 용의자는 지난 10일 자신이 과거 재학했던 오스트리아 남동부 그라츠의 한 고교에 무단 침입해 무차별 총격으로 10명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는 오스트리아 학교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 중 최대 규모의 피해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해당 학교에서 10학년을 두 차례 낙제한 뒤 중퇴했다. 이후 입대를 시도했으나 심리 검사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민간 총기 소지 허가를 받기 위한 심리 검사는 통과해 4∼5월 사이 합법적으로 권총과 산탄총을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내무부는 국가 공인 심리학자가 어떻게 그에게 총기 소지 허가를 내줬는지 조사 중이다.
로네거 국장은 "희생자들 대부분은 그가 모르는 사람이었고, 사망한 교사는 그를 알고 있었지만 범행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부 현지 언론에서는 용의자가 학교 내 괴롭힘을 당한 데 대한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로네거 국장은 "학교, 학생, 교직원에 대해 분노나 불만을 표출한 증거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매우 치밀하게 계획됐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지난 3월부터 사격장에서 사격 연습을 해왔다. 그의 자택에서는 폭탄 테러 계획서와 직접 만든 파이프 폭탄이 발견되기도 했다.
자택에서 유서도 발견됐으나 모친에게 용서를 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을 뿐 범행 동기를 추측할만한 단서는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오스트리아 경찰이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으로 국민에게 찬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주민 신고를 접수한 지 6분 만에 첫 순찰차가 현장에 도착했고, 2분 뒤 특수부대(COBRA) 요원 50여 명이 도착해 즉시 학교 안으로 진입했다.
오스트리아 경찰은 미국 등 해외 사례를 분석해 도착 즉시 현장에 진입하는 전술을 채택했다. 이는 2018년 미국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격 사건 발생 당시 경찰이 학교에 진입하지 않고 밖에서 한동안 머뭇거렸다가 비판받은 점을 반영한 조치다.
비상 대응 교육도 효과를 발휘했다. 총격 사건이 발생한 해당 고교의 노르베르트 우라블 교감은 "다행히도 많은 교사와 학생들이 침착하게 대응했다"며 "문을 잠그고, 잠기지 않은 문은 책상으로 막고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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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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