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나이에 야구를 너무 잘하면…" 집중포화 맞은 노시환, 감독 이해와 믿음이 살렸다
![[OSEN=대전, 김성락 기자] 한화 노시환이 김경문 감독에게 역대 108번째 통산 100홈런을 기념 꽃다발을 전달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6.03 / ksl0919@osen.co.kr](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6/13/202506130121776124_684b0a0c6455c.jpg)
[OSEN=대전, 김성락 기자] 한화 노시환이 김경문 감독에게 역대 108번째 통산 100홈런을 기념 꽃다발을 전달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6.03 / [email protected]
![[OSEN=대전, 최규한 기자] 한화 노시환이 달아나는 좌월 솔로포를 날리고 홈을 밟으며 기뻐하고 있다. 2025.04.18 / dreamer@osen.co.kr](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6/13/202506130121776124_684b0a0d1fe40.jpg)
[OSEN=대전, 최규한 기자] 한화 노시환이 달아나는 좌월 솔로포를 날리고 홈을 밟으며 기뻐하고 있다. 2025.04.18 / [email protected]
[OSEN=대전, 이상학 기자] 남자는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말이 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4번 타자 노시환(25)의 김경문 감독을 향한 마음도 비슷할 것 같다.
노시환은 올해 기복 심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67경기 타율 2할2푼8리(254타수 58안타) 12홈런 44타점 OPS .735. 5월 이후 35경기 타율 1할대(.193)로 OPS도 .591에 불과하다. 하지만 한 번도 라인업에 빠지지 않고 전 경기 선발 출장 중이다. 방망이가 맞지 않더라도 3루 수비가 워낙 좋아 투수와 수비로 막고 지켜야 할 한화로선 노시환을 안 쓸 수 없다.
하지만 선두권 경쟁을 하는 중에 4번 타자의 부진이 장기화되자 비판 여론이 가면 갈수록 커졌다. 지난 8일 광주 KIA전에서 연장 10회 노시환의 끝내기 송구 실책으로 패하자 들끓던 팬심 폭발했다. 노시환은 그야말로 집중포화를 맞았다.
그러자 김경문 감독이 노시환 보호에 나섰다. 지난 10일 대전 두산전을 앞두고 “여태까지 (노)시환이가 잘해줘서 우리가 여기까지 왔다. 우리나라는 하나 갖고 너무 몰아붙인다”며 “시환이에게 아무 소리도 안 했다. 걱정할 것 하나도 없다. 앞으로 또 시환이가 쳐서 이길 것이다”고 믿음을 표했다.
![[OSEN=최규한 기자] 한화 노시환. 2025.04.18 / dreamer@osen.co.kr](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6/13/202506130121776124_684b0a0de4de1.jpg)
[OSEN=최규한 기자] 한화 노시환. 2025.04.18 / [email protected]
이날 노시환은 1-0으로 앞선 7회 1사 1루에서 중월 1타점 2루타로 달아나는 점수를 만들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11일 경기 전 김경문 감독은 “그 타점이 굉장히 중요했다”며 “젊었을 때 야구를 너무 잘해놓으면 매년 이만큼 해야 한다는 기대치가 붙는다. 그게 굉장히 쉽지 않은 거다. 시환이가 어렸을 때 홈런왕을 했으니까 팬들은 맨날 그 정도 쳐야지 하는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2023년) 그때는 순위 싸움도 부담이 없었고, 스트레스를 덜 받을 때였다. 홈런왕이 되고 나면 상대팀들도 뭐를 잘 쳤는지 파고들며 연구를 한다. 상대하는 방법이 달라진다”며 “시환이가 그런 부담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 어린 나이에 팀 주축이 되고, 큰 성적을 내다 보니 위치가 너무 높아졌다. 감독은 그런 부담을 편하게 해줘야 한다. 감독 할 일이 그런 거 아닌가. 스트레스를 덜 받게 해줘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 말대로 노시환은 어린 나이에 크게 성공했다. 2019년 데뷔해 2년차 때부터 주전으로 올라섰고, 23세였던 2023년에는 역대 3번째로 어린 나이에 홈런왕(31개)이 됐다. 어린 나이에 약한 팀 타선으로 인해 집중 견제를 받으며 이뤄낸 큰 성과였지만 그만큼 기대치도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노시환의 이런 성장 과정을 잘 이해한 김 감독은 “우리 4번 타자 자존심이 있다”며 부진한 기간에 말 한마디도 사려 깊게 하면서 선수의 보호막이 되어줬다.
![[OSEN=수원, 박준형 기자] 9회초 한화 김경문 감독(오른쪽)이 동점 솔로홈런을 날린 노시환을 축하해주고 있다. 2025.03.23 / soul1014@osen.co.kr](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6/13/202506130121776124_684b0a0e8cbba.jpg)
[OSEN=수원, 박준형 기자] 9회초 한화 김경문 감독(오른쪽)이 동점 솔로홈런을 날린 노시환을 축하해주고 있다. 2025.03.23 / [email protected]
결국 노시환도 믿음에 응답하기 시작했다. 11일 두산전도 2루타 포함 2안타 멀티히트를 쳤고, 과감한 홈 승부로 3루 수비에서도 실점을 막았다. 이어 12일 두산전에는 18일, 15경기만에 홈런 손맛도 봤다. 1회초 선취점을 내준 뒤 1회말 바로 따라붙는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역전승 발판이 됐다.
경기 후 노시환은 “야구가 이렇게 안 될 때는 마음 고생을 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 계속 안 좋아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제가 다 이겨내야 하는 거다. 즐겁게 하려고 한다”며 “연습 배팅을 꾸준하게 하다 보니 타석에서 조금씩 타이밍이 잡히는 듯하다”고 말했다.
끝내기 실책 충격을 이번 3연전에 빠르게 극복했다. 노시환은 “저 때문에 경기를 졌기 때문에 팀에 미안했다. 하지만 주위 선수들부터 감독님, 코치님들 다 괜찮다고 하셨다. ‘너 때문에 이기는 경기가 더 많다’고 해주셔서 빨리 잊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저도 마음을 비우고 ‘나 때문에 이기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잘 넘어갈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OSEN=대전, 김성락 기자] 4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홈팀 한화는 와이스, KT는 오원석을 선발로 내세웠다.경기 시작에 앞서 한화 노시환이 훈련을 하고 있다. 2025.06.04 / ksl0919@osen.co.kr](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6/13/202506130121776124_684b0a0f29d7b.jpg)
[OSEN=대전, 김성락 기자] 4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홈팀 한화는 와이스, KT는 오원석을 선발로 내세웠다.경기 시작에 앞서 한화 노시환이 훈련을 하고 있다. 2025.06.04 / [email protected]
김경문 감독의 믿음도 정말 큰 힘이 됐다. 그는 “감독님이 많이 믿어주시고, 이렇게 경기에 계속 내보내주시는 것에 보답하고 싶었다. 감독님께 항상 감사하다. 4번 타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믿고 내보내주시니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다”며 전 경기 출장 중인 것이 대해선 “아직 지친 건 없다. 경기에 나가는 것에 감사하다. 항상 경기에 나갈 수만 있다면 나가고 싶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2019년 데뷔 후 처음으로 팀이 선두권 경쟁을 하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다. 노시환은 “아무래도 팀이 하위권에 처져있을 때는 못 치는 것에 스트레스는 받지만 부담감은 덜했다. 지금은 팀이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보니 ‘내가 조금만 더 잘하면 팀이 더 높은 곳에 있는데’라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크다. 저 때문에 팀 타격이 안 터지는 것 같고, 투수들한테도 미안했다. 그런 부담이 큰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어린 나이에 4번 타자로서 책임감은 당사자가 아니면 체감이 쉽게 되지 않을 것이다. 그 마음을 헤아려준 김 감독의 말처럼 노시환도 책임감을 갖고 있다.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 나이가 아직 어린데 그래도 팀에서 4번 타자라는 중책을 맡고 있고, 1군에서도 경험을 많이 했기 때문에 동생들도 잘 이끌어서 해야 하는 위치”라는 게 노시환의 말이다.
![[OSEN=대전, 김성락 기자] 8회초 무사 1루 KT 허경민의 병살타 때 한화 3루수 노시환이 2루로 타구를 송구하고 있다. 2025.06.04 / ksl0919@osen.co.kr](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6/13/202506130121776124_684b0a0fcbbf2.jpg)
[OSEN=대전, 김성락 기자] 8회초 무사 1루 KT 허경민의 병살타 때 한화 3루수 노시환이 2루로 타구를 송구하고 있다. 2025.06.04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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