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 '가혹한 응징'…이란, 어떻게 보복할까(종합)
드론·탄도미사일 우선 거론되지만 작년 2차례 공격 '실패' '저항의 축' 대리세력 약화 등 보복 수단 제한적 평가도
드론·탄도미사일 우선 거론되지만 작년 2차례 공격 '실패'
'저항의 축' 대리세력 약화 등 보복 수단 제한적 평가도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전면전을 방불케 하는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에 이란의 보복 대응 수위와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핵시설과 군 수뇌부가 급습당하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가혹한 응징'을 지시했다. 최고지도자의 명령인 만큼 이란 군부는 숙적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에 전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IRNA, 타스님 통신 등 이란 매체에 따르면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성명에서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은 더럽고 피비린내 나는 손을 뻗어 사랑하는 우리 조국의 주거지역을 공격했다"며 "그 어느 때보다 악랄한 본성을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그간 이스라엘에 대한 표현에 비해 매우 수위가 높은 언급이다.
이날 공습에 숨진 호세인 살라미 이슬람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의 후임이 된 모하마드 파크푸르 소장은 "영아살해 정권에 지옥의 문이 열릴 것"이라고 보복을 다짐했다.
혁명수비대는 성명에서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과 그의 지지자들은 반드시 이에 상응하는 비례적이고 단호한 대응을 마주칠 것"이라며 "그 시기와 장소는 우리가 선택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 범죄는 백악관의 사악한 통치자들과 미국 테러정권의 인지 하에 저질러졌다"며 미국도 보복 범주에 포함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란의 보복 수단으론 탄도미사일과 무인기(드론)이 가장 먼저 거론된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쏜 드론 100여기를 홍해와 골란고원 상공 등지에서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번 드론 발사는 본격적인 보복이라기보다는 이스라엘 방공 태세를 시험하는 탐색전 차원으로 보인다.
이란 파르스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곧 보복 작전이 시작될 것"이라며 드론 공격은 사실이 아니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란은 이미 두 차례 이스라엘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했다.
이란은 시리아 주재 자국대사관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작년 4월 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습했다. 당시 이스라엘군은 미사일과 드론 등 200기 이상이 이란에서 날아왔다고 밝혔다.
이란은 같은해 10월 재차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을 180기 이상 발사하는 작전을 감행했다. 테헤란을 방문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가 7월 이스라엘에 암살된 데 대한 보복이었다.
두 차례 모두 이스라엘의 촘촘한 첨단 방공망에 막혔다.
이란은 미사일과 드론 기술에 주력해왔다. 일부 탄도미사일은 사거리가 최대 2천㎞에 달해 이스라엘 등 중동은 물론 동·남유럽까지도 사정권 안에 든다. 샤헤드로 대표되는 공격용 드론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실전 가동돼 효력을 입증했다.
영국 싱크탱크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에 따르면 혁명수비대 항공우주군은 사거리 1천㎞ 이상을 쏠 수 있는 발사대를 100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
이란에서 발사하는 탄도미사일은 약 15분 내에 이스라엘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은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오후 재차 이란의 지대지미사일 발사대, 미사일저장고 등 수십곳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거푸 이란에 영공을 뚫렸던 이스라엘이 탄도미사일로 보복당할 여지를 최대한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이 중동의 대리세력을 동원하는 것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예멘의 후티 반군, 이라크 내 미군기지를 위협할 수 있는 카타이브헤즈볼라 등 시아파 민병대 등이 유력하다. 이란은 이들 무장세력에 무기를 지원해왔다.
하지만 대리세력 상당수는 이미 무력화되다시피 해 이란의 보복에 효과적으로 가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란이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댄 레바논과 시리아에 대한 영향력을 잃은 것도 보복을 제한하는 환경이다.
레바논의 헤즈볼라는 지난해 이스라엘군의 집중 공격에 사실상 조직이 와해됐고 시리아엔 친서방 반군이 집권했다. 팔레스타인의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오랜 소탕전으로 궤멸에 가까워진 상태다.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는 이란이 해군 함정을 동원해 이스라엘 연관 선박을 공격하는 등 비대칭적 위협을 가하거나 제3국에서 이스라엘인을 표적으로 테러 작전을 벌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란이 중동의 군사대국이긴 하나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피해 폭격할 만큼 공군력이 강하지 않고 해군 군함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란 특작부대를 이스라엘에 침투시킬 수도 있지만 지리적으로 멀어 성공 가능성이 작고 지상군 투입은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어 유효한 카드가 아니라는 게 일반적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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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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