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포수 김형준 있었는데…왜 권희동은 11년 만에 포수마스크를 써야 했을까 [오!쎈 창원]
[OSEN=창원, 조형래 기자] 어수선한 경기, 어수선한 상황들의 연속이었다. 외야수 권희동(35)은 11년 만에 다시 포수 마스크를 쓰기도 했다. 대기 포수가 있는 상황에서도 권희동은 포수 마스크를 써야 했다.NC는 1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정규시즌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경기 막판 대추격전을 펼쳤지만 8-9로 석패를 당했다.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내줬고 한 번도 리드를 잡지 못했다. 9회말에 돌입하기 전, 4-9까지 격차가 벌어졌지만 박건우의 그랜드슬램으로 8-9까지 추격하며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하지만 경기 도중 최정원이 최지민의 헤드샷에 맞고 병원에 후송되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 많았다. 9회초에는 외야수 권희동이 포수 마스크를 써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날 선발 포수 마스크는 백업 역할을 맡고 있는 김정호가 먼저 썼다. 주전 포수 김형준은 벤치에서 시작했다. 경기 중반을 넘어서까지 김정호가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2014년 6월 27일 사직 롯데전 당시 포수로 출장했던 권희동 /OSEN DB
하지만 3-8로 뒤진 8회말 박건우의 2루타와 손아섭의 우전안타로 무사 1,3루 기회를 잡은 뒤 한석현의 2루수 땅볼로 1점을 만회했다. 1사 2루 기회가 이어졌고 김휘집은 삼진을 당했고 김정호 타석이 돌아왔다. NC 벤치는 좌타자 오영수를 투입했다. 그리고 오영수는 1루수 직선타로 물러나며 이닝이 종료됐다.
9회초가 시작되면서 김형준이 포수 마스크를 쓸 것으로 모두가 예상했다. 하지만 김형준 대신 포수 마스크를 쓴 선수는 권희동이었다. 김형준은 벤치에 있었지만 이날 경기에 나서기 힘든 몸 상태였다. 구단은 “경기 전 훈련 과정에서 등 가운데 쪽에 담 증세가 있어서 출장이 힘들었다”라고 밝혔다.
권희동이 포수 마스크를 써야 하는 최후의 상황이 온 것. NC는 최근 포수진이 줄부상을 당하면서 권희동에게 백업 포수를 맡길 생각을 하기도 했다. 일단 김형준이 지난달 23일 잠실 두산전 사구를 맞고 왼쪽 새끼손가락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하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박세혁도 지난달 30일 한화전을 앞두고 허리 통증으로 전열을 이탈했다. 여기에 더해 3번째 포수인 안중열마저도 31일 한화전 손목 사구를 맞기도 했다.

2014년 6월 27일 사직 롯데전 당시 포수로 출장했던 권희동 /OSEN DB
포수 엔트리에서 가용 자원이 김정호 밖에 없자 권희동이 비상시 포수를 맡아야 하는 상황을 생각하기도 했다. 포수진 상황이 급박해지자 김형준은 꿰맸던 부위의 실밥을 다 풀지도 않고 1군에 복귀해야 했다.
그럼에도 권희동이 포수 마스크를 써야 했다. 권희동은 이미 포수 경험이 있다. 경주고 2학년 시절까지 포수 포지션을 겸업하기도 했고 프로에서도 포수 출장 경험이 있다. 2014년 6월 27일 사직 롯데전, 7번 외야수로 선발 출장했지만 8회초, 김태군 이태원 등 당시 포수 자원을 모두 소진하자 8회말부터 권희동이 포수 마스크를 써야 했다.
이날 권희동은 11년 만에 다시 1군 안방마님 역할을 해야 했다. 날짜로는 4005일 만이다. 9회초 김시훈과 호흡을 맞춘 권희동은 선두타자 김규성에게 홈런을 내줬다. 이창진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박찬호에게 다시 중전안타를 맞았다. 최형우는 2루수 땅볼로 유도했고 황대인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포수로서 어색하지 않게 소화하면서 9회말로 무사히 이끌었다.

2014년 6월 27일 사직 롯데전 당시 포수로 출장했던 권희동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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