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주의원 총격범 볼터 현상금 5만 달러…'고무가면' 착용해 변장

14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에서 잇따라 발생한 주의회 상하원 의원 총격사건 용의자는 보안업체 직원 밴스 볼터(57)로 확인됐다. 수사 당국은 볼터가 기획한 또 다른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볼터에게 최대 5만 달러(약 6800만원)의 현상금까지 걸었다.

FBI는 이날 X를 통해 “(볼터의 범행은) 공무원과 가족에 대한 고의적이고 폭력적인 공격”이라며 “법 집행 기관 파트너들과 협력해 볼터를 찾아 체포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볼터는 ‘프레토리안 가드 시큐리티’라는 민간 보안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다. 회사 웹사이트에 따르면 볼터는 보안 순찰 책임자로 미군으로부터 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FBI는 이날 볼터의 얼굴을 공개하며 그와 관련한 정보를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CNN은 미네소타 수사 상황에 정통한 법 집행 관계자를 인용해, 볼터가 사건 당시 얼굴을 감추기 위해 고무 재질의 가면 라텍스 마스크를 쓴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FBI가 이날 공개한 사진 중에는 볼터가 얼굴을 가린 마스크를 착용한 듯한 모습이 뚜렷하다. 특히, 눈과 귀 부분에 사진으로만 봐도 구멍이 있는 등 실제 사람의 특징과 어긋나는 모습이 확인된다.

경찰은 볼터가 캐나다로 도주할 경우를 대비해 볼터의 사진을 국경 순찰대원들에게도 배포했다. CNN에 따르면 볼터의 차량에 생존 장비도 갖추고 있었다.

볼터는 이날 새벽 미니애폴리스 외곽 브루클린파크에 거주하는 멜리사 호트먼(55) 주 하원의원의 자택에 침입해 호트먼 의원과 그의 남편에게 총격을 가했다. 경찰은 오전 2시쯤 신고를 받고 출동해 총상을 입은 호트먼 부부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사망했다.

인근 도시 챔플린에 거주하는 존 호프먼(60) 주 상원의원도 볼터의 총격을 받고 부상을 입었다. 존 호프먼과 아내 이벳은 모두 수술을 받고 안정을 되찾았다고 CNN은 보도했다. 호트먼 의원과 호프먼 의원 모두 민주당의 미네소타 지부인 민주농민노동당 소속이다.

경찰은 오전 3시 35분쯤 인근 지역에서 비상등이 켜진 경찰차와 함께 경찰관으로 보이는 볼터를 발견했다. 그러나 볼터가 경찰을 향해 총격을 가하면서 총격전이 벌어졌고 그는 도주했다.

경찰은 볼터가 경찰처럼 보이도록 테이저건과 배지, 장비가 달린 조끼도 착용했다고 밝혔다. 그가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짜 경찰차에서는 총격 피해자들과 함께, 다른 의원들과 공무원의 명단도 발견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노 킹스’(No Kings) 시위 전단도 있었다.



조문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