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는 전쟁을 피해갈 수 없다' 타레미, 중동 위기로 테헤란 고립→클럽 월드컵 참가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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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메흐디 타레미(33, 인터 밀란)의 클럽월드컵 출전이 무산됐다. 축구 외적인 '국가의 긴장'이 선수의 행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사례다.
이탈리아 언론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15일(한국시간) "인터 밀란은 이란 국적 공격수 메흐디 타레미가 클럽 월드컵에 불참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라고 전했다. 이유는 그가 지금 이란을 떠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본격화되면서, 중동 정세는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지난 14일 이스라엘은 이란 남부 부셰르주에 위치한 세계 최대 가스전 중 하나인 '사우스파스(South Pars)' 가스전을 공습했다. 이 공습으로 하루 1,200만㎥에 달하는 가스 생산이 중단됐다.
'로이터'는 "이번 공습은 단순한 핵시설 타격을 넘어,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를 정조준한 첫 사례"라고 분석했다.
공습에 따른 반격도 이어졌다. 로이터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이스라엘 핵시설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예루살렘과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전역에 대규모 미사일을 발사했고, 이스라엘은 이에 대응해 자국 방공망을 총가동하며 요격에 나섰다.
이 같은 고조된 군사적 긴장 속에서 타레미는 결국 국제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됐다. 현재 그는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머물고 있으며, 이란 당국은 "폭격 위험은 없지만, 항공편은 모두 통제되고 육로 이동 역시 매우 위험하다"라고 밝혔다. 인터 밀란은 이란 주재 이탈리아 대사관 등과 접촉하며 타레미의 출국을 시도했으나, 끝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탈리아 '스카이 스포츠'는 또한 "타레미는 이번 클럽 월드컵 출전을 위해 미국으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란 내 모든 공항이 폐쇄되면서 육로 이동만이 유일한 해결책이 됐다. 그러나 육로를 통한 이동은 지속적인 폭격으로 인해 위험해졌다"라며 사실상 이동이 가능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선수 결장 그 이상의 함의를 담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은 이제 단순한 정치, 군사 영역을 넘어 스포츠와 에너지 시장, 기술 영역까지 확산되고 있다.
인터 밀란으로선 아쉬운 손실이다. 지난 시즌 공식전 43경기에 출전했으나 3골에 그쳤던 타레미는 이번 클럽 월드컵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다시 증명하고자 했다. 그러나 그는 정치적 현실에 막혀 미국 땅을 밟아보지도 못한 채 자국에서 머물게 됐다.
스포츠는 종종 '정치와는 무관하다'는 이상을 추구하지만, 현실은 때때로 이를 무너뜨린다. 메흐디 타레미의 이번 대회 불참은 그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건이다. /[email protected]
정승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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