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좌투수 양현종이었는데…'국내 유일' 스위치히터는 왜 '좌투수vs좌타자' 역발상 승부했을까
[OSEN=창원, 조형래 기자] 분명 마운드 위에는 좌투수였다. 하지만 타석의 국내 선수 유일의 스위치히터 NC 김주원은 좌타석에 들어섰다.스위치히터는 상대 투수 유형에 따라서 타석을 바꾼다. 우투수를 상대로는 좌타석, 좌투수를 상대로는 우타석에 들어서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방식이다.
한 타석에만 집중하는 게 더 낫다는 의견도 있지만 운동 능력과 균형 감각이 있다면 상대 투수에 따라서 타석을 바꿔 들어서서 승부하고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최고의 선택이다. 하지만 그게 어렵기 때문에 스위치히터를 실전에서 수행하고 있는 선수는 극히 드물다.
2025년 KBO리그 등록선수 현황을 보면, 양타(스위치히터)로 등록된 선수는 총 6명. 이 중 유승철(KIA), 쿠에바스(KT), 송영진(SSG)은 투수다. 타자 중에서는 멜 로하스 주니어(KT), 빅터 레이에스(롯데), 그리고 김주원이다. 국내 타자 가운데 유일하게 스위치히터를 고수하고 있는 김주원이다.
![[OSEN=부산, 이대선 기자] 15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이 열렸다.2회말 나눔 올스타 김주원이 타석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3.07.15 /sunday@osen.co.kr](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6/15/202506151228774257_684e3ee8eaa66.jpg)
[OSEN=부산, 이대선 기자] 15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이 열렸다.2회말 나눔 올스타 김주원이 타석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3.07.15 /[email protected]
김주원은 데뷔 이후 스위치히터를 줄곧 유지하고 있다. 빅리그의 스위치히터 유격수 프란시스코 린도어(뉴욕 메츠)를 롤모델로 삼으면서 스위치히터 공수겸장 유격수의 꿈을 키웠다.
데뷔 이후 우완과 좌완을 상대로 성적이 비교적 고르다. 좌타석에 들어서는 우완 투수 상대로 1083타석에 들어섰고 타율 2할4푼2리(941타수 221안타) 26홈런 117타점 OPS .719(장타율 .382+출루율 .337)의 성적을 기록했다. 우타석에 들어서는 좌투수를 상대로는 477타석에 들어섰고 타율 2할4푼2리(396타수 96안타) 10홈런 47타점 OPS .721(장타율 .356+출루율 .365)의 기록을 남겼다.
좌타석과 우타석에서 편차가 크지 않다. 다만 잠수함 투수를 상대로 183타석에서 타율 2할1푼8리(156타수 34안타) 3홈런 24타점 OPS .630(장타율 .321+출루율 .309)로 다소 부진하다. 잠수함 투수를 상대로 기본적으로 좌타석이 들어서지만 “볼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좌타석이 아닌 우타석에 들어선 경우도 있었다.
![[OSEN=울산, 이석우 기자] NC 다이노스 김주원 / foto0307@osen.co.kr](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6/15/202506151228774257_684e3ee9a68c9.jpg)
[OSEN=울산, 이석우 기자] NC 다이노스 김주원 / [email protected]
그런데 14일 창원 KIA전, 김주원은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1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김주원은 1회 첫 타석과 3회 두 번째 타석 모두 정상적으로 우타석에서 승부했지만 범타로 물러났다. 첫 타석은 2루수 땅볼, 3회에는 우익수 뜬공에 머물렀다.
그런데 5회 3번째 타석,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장해 우타석이 아닌 좌타석에 들어섰다. 마운드에는 분명 좌투수 양현종이 그대로 있었다. 양현종도 표정에 큰 변화는 없었지만 약간 의아한 듯 했다.
김주원은 양현종을 상대로 1볼 1스트라이크에서 143km 패스트볼을 파울로 걷어냈고 2볼 2스트라이크에서 131km 슬라이더를 다시 한 번 파울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6구 승부 끝에 몸쪽에서 떨어지는 131km 체인지업에 헛스윙을 하고 물러났다.
![[OSEN=부산, 이석우 기자] NC 다이노스 김주원 / foto0307@osen.co.kr](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6/15/202506151228774257_684e3eea3b5a2.jpg)
[OSEN=부산, 이석우 기자] NC 다이노스 김주원 / [email protected]
이후 김주원은 정상적인 스위치히터로 돌아갔다. 7회 2사 후 우완 성영탁을 상대로 좌타석에 들어섰고 볼넷을 얻어냈다. 9회에는 잠수함 윤중현을 상대로 좌타석에 들어서면서 이날 타석을 모두 마무리 했다.
김주원의 갑작스러운 선택에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양현종을 상대로 통산 17타수 2안타, 타율 1할1푼8리로 절대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었지만 타석을 바꿀 정도의 변화를 시도하기에는 파격적이었다. 첫 타석부터가 아닌 경기 도중에 변화를 시도한 것도 다소 의아한 대목이다.
김주원의 스위치히터 유지에 대한 구단 안팎의 논의는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현재 사령탑인 이호준 감독도 과거 타격코치 시절 김주원이 한 타석에 집중하기를 바란 바 있고 현재도 마찬가지다. 이동욱, 강인권 등 김주원을 지도한 NC 전임 감독들 모두 스위치히터보다는 한쪽을 결정하기를 원했다. 현장의 코칭스태프와 감독, 그리고 외부의 지도자들 모두 이구동성으로 김주원은 우타석에 집중하는 게 더 낫다는 평가를 내렸다.
김주원의 도전의식은 강했고 주위의 권유에도 스위치히터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파격적인 역발상이 이어진다면 스위치히터 도전의 의미도 퇴색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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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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