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침실서 당했다"…이스라엘 족집게 공습 뒤엔 '모사드'
"이스라엘을 계속 공격하면 테헤란이 불타오를 것이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계속 이란을 침략한다면 가혹히 대응할 것이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이란의 주요 수뇌부와 핵시설을 노린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 작전(일어나는 사자)이 15일(현지시간)까지 사흘째 이어지며 중동의 긴장감이 계속 오르고 있다. 이스라엘 측은 "이란 정권이 마비될 때까지 추가 공습을 이어가겠다"는 강경 입장이어서 사태가 추가로 악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IDF의 아랍어 대변인인 아비차이 아드라이 대령은 15일 X에서 "이란 전역의 군사 무기 제조공장 인근 마을에 거주하는 민간인들이 즉시 대피해야 한다"고 경고하며 새 공세 시작 가능성을 예고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5일 미사일 피격 현장을 방문해 "이란은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을 고의로 살해했다"며 "이스라엘 민간인을 표적 삼은 데 대해 매우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목표를 달성하고 압도적 무력으로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이스라엘 당국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사망자는 13명, 부상자는 370여명이다. 이란에서는 사망자 128명, 부상자 약 900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이란 보건부가 전했다. 이란 측 사망자 가운데는 핵 과학자 9명과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 호세인 살라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등 군 수뇌부도 포함됐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알리 샴카니 전 국가안보위원회 위원장도 사망했다고 이란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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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사드, 자택에 있는 이란 요인 암살…치밀하게 준비"
이스라엘이 모사드를 앞세워 이같은 작전을 벌인 배경엔 이미 고도화 단계에 이른 이란의 핵 개발 능력 파괴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IDF는 전날 이란 핵 개발 핵심 장소로 꼽히는 이스파한, 나탄즈 등의 핵시설을 집중 공습했다. 이란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국가 중 유일하게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나탄즈 핵시설엔 무기화 직전 단계인 순도 60% 정제 고농축 우라늄이 400kg가량 있다고 알려졌다. 페레이둔 압바시-다바니, 모함마드 메흐디 테헤란치 등 이란 최고 핵 과학자로 꼽히는 이들이 이번 공격 대상에 포함된 것도 이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다만 이스라엘 측은 지상의 핵연료 농축시설만 공격하고 핵연료 저장소나 지하 우라늄 농축시설은 공격하지 않았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X에서 "(이번 공격으로 인한) 외부 방사능 누출은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이 이란 정권 붕괴나 지휘체계 궤멸을 노렸을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모사드 관계자는 WP에 "이미 암살 당한 대상자들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각 분야 2선의 지휘관들에게도 위협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앞서 하마스와 헤즈볼라에 대해서도 최고 지도자들을 한 명 씩 암살하며 의사결정 체계를 파괴했던 바 있다.
미국과의 핵협상에 이란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 이스라엘 고위 관리는 "앞으로 2주간의 추가 공습이 계획돼 있다"면서 "이는 이란 정권이 협상 테이블에 나서도록 압박하거나 혹은 피해가 누적돼 정권 기능이 아예 마비될 때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초 15일로 예정됐던 미·이란 6차 핵협상은 취소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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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국가들, 이란 보복 대비 이스라엘 방어 지원
이에 이란은 "이스라엘 보복 공격을 저지하는 국가의 역내 기지와 선박이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이란 국영통신이 전했다. 그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 트루스소셜에서 "미국이 이란으로부터 어떤 방식으로든 공격받는다면 미군의 완전한 힘과 완력이 예전에 결코 볼 수 없었던 수준들로 내리 닥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란에 대한 공격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이란에 지속되고 있는 이스라엘의 공습에 미국은 개입하지 않고 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는 곧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며 "현재 많은 통화와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고도 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국영TV를 통해 중계된 외국 외교관들과 회의에서 "이스라엘이 공격을 멈춘다면 물론 우리도 보복 조치를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자신을 방어하고 있으며, 방어는 전적으로 합법적"이라며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중단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는 "이란이 오만, 카타르와 잇달아 접촉해 이스라엘의 공습을 중단하고 핵협상이 재개될 수 있도록 미국과 중재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도 이스라엘·이란간 휴전과 대화 재개를 위해 물밑 중재에 나섰다"고 전했다.
하수영.황수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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