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몰래 협력 없다…대만, 中 화웨이·SMIC 블랙리스트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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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중국 화웨이·SMIC 수출 블랙리스트 추가

대만 정부는 별도의 보도자료 없이 내부망에 기업 목록을 게시했다. 앞으로 대만 현지 기업들은 화웨이와 SMIC 등에 자재나 장비 등을 수출하려면 사전에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간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제재에도 불구하고 대만의 일부 기업들은 중국 반도체 기업과 협력을 지속해왔다. 대만 정부가 노광(리소그래피) 장비 등 핵심 반도체 제조 장비의 중국 우회 수출을 금지하고 TSMC도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했지만, 중국의 반도체 팹(생산시설) 건설과 관련된 수출은 규제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23년 블룸버그통신은 현장 취재를 통해 화웨이의 반도체 팹 건설 현장에서 복수의 대만 기업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음을 보도했다. 이들 기업은 폐수 처리 설비나 화학물질 공급 시스템 구축 등을 담당했다. TSMC 팹 건설 경험이 풍부한 대만 기업들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언어 소통도 원활해 중국 내 팹 건설 계약 수주에 유리하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제재는 미국산 기술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도록 설계돼 있어, 이러한 대만 기업들의 관여가 제재 위반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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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나노 도전하는 중국, 대만 견제 본격화

TSMC는 올해 하반기부터 2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하는 만큼 SMIC와 기술 격차는 여전하지만, 중국의 빠른 추격 속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SMIC는 초미세 공정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없이 구형 심자외선(DUV) 장비로 화웨이의 5나노 칩을 생산하며 업계를 놀라게 하는 등 기술 자립 행보가 거침없다.
또한 TSMC 등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대미 투자 압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대만 정부가 미국의 대중국 규제에 발을 맞춰야 하는 복합적인 이해관계가 반영된 결과로도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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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회장의 ‘겸손’ 발언 속 기술 자립 의지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지난 10일 중국 관영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화웨이 칩은 대단하지 않고, 미국보다 한 세대 뒤처져 있다”고 발언해 이목을 끌었지만, 연구개발(R&D) 투입 비용을 강조하며 기술 자립 의지를 분명히 했다. 화웨이의 지난해 R&D 지출액은 약 35조원으로 삼성전자와 비슷하다.
향후 중국의 대응도 주목된다. 이미 지난달 21일 중국 상무부는 화웨이 AI칩 사용을 금지한 미국의 조치를 겨냥해 ‘반(反)외국제재법’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은 “각종 핑계로 중국인과 조직에 대해 차별적인 제재를 가할 경우 중국 내 자산과 지식재산 몰수 등 반격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가람([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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