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연구·서비스 다 아는 현장맨, AI수석 됐다”
━
업계, 하정우 수석에 기대
15일 이재명 대통령이 신설된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에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인공지능(AI)혁신센터장을 임명하자 IT 관련 정부 기관장 출신 학계 인사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하 수석이) 정부·업계 다른 회사들과 협업 경험이 많은 만큼 여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정우 수석 임명을 놓고 AI 업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 수석은 최근 10년 사이 네이버에서 AI 기초 연구부터 모델·서비스 개발까지 두루 경험한 ‘현장형 전문가’다. 이 대통령이 공약을 통해 “AI 등 국내 첨단전략산업에 100조원을 집중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만큼, 각론에서 정책 우선 순위를 정할 때 하 수석이 현장의 목소리를 잘 반영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 국내 AI 스타트업 관계자는 “실무 뿐 아니라 대외 협력 업무도 적극 참여했고 정부와 연결고리 역할도 마다하지 않던 전문가라 업계와 소통에도 능할 것으로 본다”며 “빠르게 필요한 정책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그간 명확치 않았던 정부의 AI 정책 방향이 하 수석이 평소 강조해온 ‘소버린 AI’(Sovereign AI) 전략으로 방향을 잡을지 주목하고 있다. 하 수석은 최근 수년간 특정 국가가 독립적으로 AI를 개발·운영·통제하며 자주적인 역량을 구축하는 소버린 AI 전략을 적극적으로 제안해 왔다. 같은 노선을 택했던 국내 경쟁 AI 기업 상당수가 최근들어 모델 개발보다는 글로벌 빅테크의 AI모델을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내 IT 기업 한 임원은 “소버린 AI 정책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업계엔 네이버 방식 말고도 빅테크와 협업하는 다양한 방법으로 시장에 도전 중인 AI 플레이어들이 많다”며 “한쪽으로 치우친 정책이 나올까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는 만큼 여러 의견을 잘 헤아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 경험은 없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소통하며 정책 수립에 힘을 보태온 만큼,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을거란 전망도 있다. 하 수석은 지난 3월 민주당 유튜브 채널 ‘모두의질문Q’에 이 대통령과 함께 출연했다. 당시 대담 내용 중 ‘정부 데이터를 기계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국민에게 공개’ 등 하 수석이 제안한 내용 상당수가 공약에 반영됐다. IT기업 한 관계자는 “연초부터 이재명 정부의 AI 공약 준비를 위해 함께 논의해온 것으로 안다. AI 업계의 ‘이재명 키즈’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정책 추진력 확보 측면에선 최적의 인선”이라고 했다.
기업에 일하면서도 정치권 토론회 등에 적극 참여하고 거리낌 없이 소신을 내보인 하 수석의 스타일이 강한 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6월 열린 ‘국회 AI 포럼’ 세미나 기조연설 당시 그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과학기술과 방송통신으로 분리해주시면 좋겠다”며 “논쟁 여지가 많은 방송법 이슈 때문에 (AI기본법 등) 과학기술 입법은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해 관심을 모았다. 이런 문제의식이 정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현장의 경험을 어느정도나 실제 정책으로 구현해 AI 3대 강국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에서 현실적으로 한국 기업이 어느정도 성과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해선 희의적인 의견도 있다. 하 수석과 교류해 온 한 교수는 “100조원의 예산을 투입한다는 계획만 있지, 구체적인 액션 플랜은 없어 지켜봐야 한다”며 “행정 경험이 없는 하 수석이 관련 부처 공무원들을 설득하는 일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민.정용환.오현우([email protected])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