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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필향만리’] 邦有道如矢 邦無道如矢(방유도여시 방무도여시)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위나라 사람 사어(史魚)는 언제나 충직한 발언을 했다. 왕에게 국량이 적은 미자하(彌子瑕)를 내치고 거백옥(蘧伯玉)을 등용하라고 거듭 간언했으나 왕은 듣지 않았다. 죽음을 앞둔 사어는 자신이 왕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했으니 빈소를 ‘정당(正堂·본당)’에 차릴 자격이 없다면서 아들에게 북당(北堂·별당)에 빈소를 차릴 것을 유언하였다. 조문을 온 왕이 빈소를 정당에 차리지 않은 이유를 묻자, 아들은 사실대로 고했다. 왕은 마침내 사어의 말을 받아들여 미자하를 내치고 거백옥을 등용하였다. 이를 전해 들은 공자는 죽어서도 직언을 한 셈인 사어에 대해 “나라에 도가 행해지든 않든 언제나 화살처럼 곧은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천자문』에 나오는 “사어병직(史魚秉直·사어는 충직함을 가졌다)” 구절도 이런 사실을 기록하고 있다. 사어의 이 고사로 인해 ‘시간(屍諫)’이라는 말도 생겼다. ‘시신이 하는 간언’이라는 뜻인데 나중에는 ‘죽음을 무릅쓰고 하는 간언’으로 뜻이 확대되었다.

邦:나라 방, 5道:법도 도, 如:같을 여, 矢:화살 시. 나라에 도가 행해지든 않든 언제 화살처럼 곧게. 34x70㎝.
2024년 12월 3일, 사어처럼 ‘시간’할 인물이 한명만 있었더라도 계엄령은 선포하지 못했을 것이다. 올곧은 인물이 그립다. 천자문의 ‘사어병직’구절이라도 잘 가르치는 교육을 회복해야 훗날에라도 올곧은 인물을 기대할 수 있으리라.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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