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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읽기] 제로데이

유상철 중국연구소장·차이나랩 대표
서해가 편치 않다. 중국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많아졌기 때문이다. 알박기용 양식 시설 설치에 이어 영역 표시용 부표를 잇따라 띄우고 있다. 지난달 말엔 항공모함까지 동원해 스텔스기 사출 시험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우리 서해를 중국 내해(內海)로 만들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이제 막 출범한 우리 새 정부의 신경을 자극한다. 한데 이 같은 중국의 행보는 단기적으론 대만을 겨냥한 측면이 크다.

유사시 미 증원 전력을 차단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중국의 빈번해진 활동은 양안(兩岸, 중국과 대만) 간 전쟁의 기운이 높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니나다를까 대만에선 내달 중국의 대만 침공을 다룬 10부작 드라마 ‘제로데이(ZERO DAY)’가 방영된다. 제로데이란 중국이 대만 공격에 나서는 날이다. 그걸 언제로 상정했나. 대만의 다음 총통 선거가 치러지는 2028년 3월에서 정권이 이양되는 5월 사이다.

중국의 대만 침공을 다룬 첫 드라마 ‘제로데이’가 다음 달 대만에서 상영된다. [사진 유튜브 캡처]
지난해 7월 공개된 예고편에 따르면 이때 중국은 군용기 한 대가 대만 해역에 추락하는 자작극을 벌인다. 그리고 수색과 구조작업을 핑계로 대만 해상을 봉쇄한다. 고립된 대만은 주가가 폭락하고 은행에선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가 벌어지는 등 경제 위기를 맞는다. 중국은 인플루언서와 해커를 동원해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대만인에게 투항을 촉구한다. AI(인공지능)로 생성한 대만 총통의 가짜 대(對)중국 선전포고도 내보낸다.

대만 교도소에선 중국의 공작으로 수감자가 대거 석방되고 대만 내 중국 동조자와 폭력배가 거리를 휘젓고 다닌다. 대만인의 외부 탈출이 줄을 잇는 혼란 속에 중국군 특전대가 대륙의 코앞에 있는 대만의 진먼다오(金門島)에 상륙한다는 게 줄거리다. 제작자 정신메이(鄭心媚)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그해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중국이 벌인 대만 포위 군사훈련에서 영감을 받았다.

양안 전쟁을 다룬 드라마는 이번이 처음이다. 주제의 민감성 때문에 섣불리 건드리지 않았다. 마음속으론 늘 중국의 침공을 두려워하고 있었기에 오히려 회피해 온 측면이 컸다. 대만 정부가 제작비의 40% 이상을 지원했지만, 배우의 70%가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출연을 기피하는 등 제작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다. 대만에 전쟁이 터지면 주한미군의 개입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또 한국에 역할을 요청할 수도 있다.

양안 사태가 한반도와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하는 유비무환의 자세가 절실하다.





유상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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