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3년넘게 속타는데…이스라엘, 이틀만에 이란 제공권 장악
스텔스기로 '안전 침공로' 트고 덜 비싼 폭탄 투하하는 상황 우크라전과 차이…전문가 "러 하려던 것 이스라엘은 해낸 것"
스텔스기로 '안전 침공로' 트고 덜 비싼 폭탄 투하하는 상황
우크라전과 차이…전문가 "러 하려던 것 이스라엘은 해낸 것"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직접 충돌에서 공군력의 압도적 우위를 재확인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지난 13일 이란 공격을 개시한 이후 48시간 만에 이란 테헤란을 포함한 서부 제공권을 장악했다.
이스라엘은 그 덕분에 비싼 장거리 미사일을 쓰지 않고 군용기로 이란 상공에서 폭탄을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상대 방공망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으면서 주요 군사시설이나 군 지휘관 등 표적을 타격하는 데 속도를 내는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초기 공격 때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35를 투입해 이란의 방공체계를 정밀 타격했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테헤란까지 비행로를 완성해 공중 침투전을 수행했다"며 "조종사들이 이스라엘에서 수백㎞ 떨어진 곳에 죽을 위험을 안고 날아가 수백개 다른 표적을 정밀 타격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스라엘군은 F-15, F-16처럼 비교적 오래된 전투기로 합동정밀직격탄(JDAM), 스파이스 유도폭탄 등 보유량이 많고 덜 비싼 폭탄을 투하하고 있다.
영국의 군사 전문가 마틴 샘슨은 "이스라엘이 공격 무기를 대량으로 더 효과적으로 쓰고 사용 범위를 넓히는 능력도 확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전쟁에서 제공권 장악이 최우선이라며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전과 비교했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3년이 훌쩍 넘었지만 제공권을 장악하지 못했다.
미국 공군 중장을 지낸 데이비드 데프툴라는 "전체 군사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공군력 우위가 얼마나 근본적으로 중요한지 두 군사작전에서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양측이 둘 다 상공에서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면서 교착에 빠졌고 결국 소모전이 돼버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두 분쟁을 살펴보면 이스라엘과 러시아, 이란과 우크라이나의 세부적 차이도 드러난다고 지적한다.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마이클 코프먼은 "이스라엘이 이란 방공망을 압도했는데 이는 이란이 모든 면에서 우크라이나보다 쉬운 타깃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코프먼은 "이스라엘과 러시아 공군의 질적인 불균형 또한 현격하고 쉽게 관측된다"고 덧붙였다.
영국 공군 중장을 지낸 에드워드 스트링어는 이스라엘이 전반적 문화, 섬세한 훈련, 공군력 혁신, 정보과 사이버 기술의 융합 등의 차이를 토대로 러시아가 실패한 곳에서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스트링어는 "러시아가 보유한 것은 조종사들밖에 없다"며 "러시아는 날아다니는 대포를 운전하도록 조종사들을 육성하는데 그게 전부"라고 평가했다.
다른 한편에서 이란은 우크라이나처럼 적군 항공기의 영공 작전을 방해할 지상 방공망을 체계화하지 않았다는 게 차이점으로 지적된다.
우크라이나는 구소련제 S-300, BUK 시스템을 주요 방공망으로 가동하는데 이는 2022년 러시아의 침공 때 현재 이란보다 체계적 대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수십년 동안 방공에 투자하지 않고 억제력 제고를 위해 자국과 역내 대리세력의 미사일 화력만 증강했다며 이를 정치적 계산착오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가 이란보다 훨씬 오래 제공권을 지킨 배경에는 우방의 정보 제공 여부, 침공을 대비한 기간의 차이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란은 폭격이 임박하지 않았다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연막술 속에 거의 무방비로 기습당했다.
그에 반해 우크라이나전의 경우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 나서 공개적으로 러시아 침공 계획을 계속 경고했다.
WSJ은 이스라엘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전 부진에서 확실히 배운 게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스라엘 지정학 전문가인 마이클 호로위츠는 "기본적으로 이스라엘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하고자 했던 것을 이란에 한 것"이라고 총평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장재은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