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 막아선 미드필더, 정체는 코카콜라 영업맨?
0-10. 오클랜드시티(뉴질랜드)는 16일(한국시간)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하릴없이 무너졌다. 슈팅 수 1대31, 볼 점유율(%) 28대72 등 오클랜드시티는 크게 밀렸다. 오클랜드시티 골키퍼 코너 트레이시 선방이 아니었다면 더 큰 점수 차가 날 뻔했다. 오클랜드시티는 오세아니아축구연맹(OFC) 최강 클럽팀이라고 하지만, 사실 세미프로 격인 아마추어팀이다.
골키퍼 트레이시는 평소 동물약품 창고 관리자로 일한다. 수비수 조던 베일은 학교 교사, 주장 겸 미드필더 마리오 일리치는 코카콜라 영업사원이다. 배달 일을 하는 공격수 해리스 젭은 지난달 FIFA와 인터뷰에서 “택배를 위해 문을 두드리면 개들이 미친 듯이 쫓아온다. 다음 달 바이에른 뮌헨과 경기해야 하는데, 이중생활 같다”고 말했다. 수비수 네이선 로보는 대학생이라서 대회 기간에 온라인으로 시험도 친다. 다양한 직장인 선수들이 휴가를 내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오클랜드시티에서 가장 많은 돈을 받는 선수 주급이 12만원. 뮌헨 공격수 해리 케인 주급(7억4000만원)의 6200분의 1이다. 선수단 시장 가치는 오클랜드 시티가 72억원, 뮌헨이 1조3670억원이다. 오클랜드시티는 2021~24년 OFC 클럽 랭킹 1위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호주가 2006년 OFC를 떠나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원국이 되면서 호주 프로축구 A리그 소속인 뉴질랜드 프로팀 오클랜드FC와 웰링턴 피닉스도 AFC 소속이 됐다. 오클랜드시티가 어부지리를 본 셈이다.
FIFA는 이번 대회에 ‘세계 최고’ 32개 클럽이 참가했다고 홍보했다. 전 세계 클럽 랭킹 6위 뮌헨과 5047위 오클랜드시티의 맞대결은 FIFA와 클럽월드컵이 해결해야 할 커다란 숙제인 셈이다. 외신은 “축구 역사상 가장 큰 미스매치 중 하나” “열정은 남다르지 않았다”로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박린(
[email protected])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