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아이] 중국의 캐릭터 굴기

15일 중국 베이징시 한 대형쇼핑몰에서 당황스럽다는 표정을 지은 한 고객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직원은 익숙한 듯 고개를 숙이며 가로저었다. 캐릭터상품을 판매하는 팝마트(Pop Mart) 매장에서다. 최근 전 세계적인 인기몰이를 하는 캐릭터 인형 ‘라부부(LABUBU)’를 사러 온 것이다. 이 직원은 “현재 매장에는 재고가 전혀 없다”면서 “앱을 통해 재고 확인과 구매 예약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고객은 “그래 봤자 몇 초 만에 다 끝나서 예약할 수가 없다”면서 전시용 샘플에 아쉬운 눈빛을 건넨 뒤 발걸음을 돌렸다.

15년 전 베이징에 1호 매장을 열었던 팝마트는 시가총액 50조원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170
라부부는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다. 미국의 디즈니, 일본의 헬로키티로 대표되는 캐릭터 산업에서 그간 ‘짝퉁’과 ‘베끼기’ 이미지가 덧씌워졌던 중국이 일으킨 돌풍의 상징이다. 이미 게임에선 ‘우궁(오공)’, 애니메이션에선 ‘너자(나타)’로 중국의 소프트파워를 전 세계에 알렸다. 14억 인구와 애국주의 덕분이라고 낮춰 평가하기도 어렵다.
K팝과 K콘텐트로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아온 문화강국 한국에도 시사점이 크다. 글로벌 시장을 조준하던 카카오와 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끈 라인이 띄웠던 캐릭터 인기는 예전 같지 않다. 뽀로로와 아기상어, 티니핑 등 아동용 캐릭터를 넘어 청·장년층 등 전 세대를 아우를 K캐릭터의 육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도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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