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당신의 맛’ 찾아서…외국인들, 전주 곳곳 누빈다

1987년 문을 연 ‘왱이집’은 벌이 모여들 때 ‘왱’ 소리가 나듯이 손님이 벌떼처럼 모여들라는 의미라고 한다. 드라마 촬영지로 입소문이 나면서 이른바 ‘핫플레이스’가 됐다. 유 대표는 극 중 외제 차를 끌고 다니며 말썽을 피우는 콩나물국밥집 아들 신춘승(유수빈)에 대해 “실제 우리 둘째 아들이 저렇게 살았다”며 “그때는 속을 썩였지만, 지금은 철이 들어 아들 낳고 아반떼 타고 다닌다”고 했다.
드라마 ‘당신의 맛’이 인기를 끌면서 전체 분량의 80% 이상을 찍은 전주 촬영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일 종영된 드라마는 식품 기업을 물려받기 위해 작은 식당을 인수 합병하는 ‘레시피 사냥꾼’이 된 한범우(강하늘)와 전주에서 ‘정제’라는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셰프 모연주(고민시)의 로맨스를 담았다.
![강하늘(한범우 역)과 고민시(모연주 역)가 전주 남부시장에서 승강이하고 있다. [사진 한남언니]](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6/17/4f2f49d5-9d14-4b24-bddd-c6cfa2a3c5df.jpg)
주인공들이 식재료를 구하러 찾는 전주 남부시장의 상인 반응은 엇갈렸다. 식료품점에서 일하는 이동현(23)씨는 “아는 데가 나오니 드라마가 더 재밌다”고 했다. 반면 식료품점 사장 임성택(55)씨는 “전주시가 ‘영화 도시’라고 홍보할 게 아니라 주차 요금 감면이 진짜 시장을 살리는 길”이라고 했다. 이 밖에 푸드트럭 요리 대회가 열린 전주시청 노송광장, 가맥으로 유명한 ‘전일갑오’, 전북특별자치도청 등도 드라마에 나온다.
전주를 무대로 한 작품이 탄생한 배경엔 이 드라마에 크리에이터로 참여한 한준희(41) 감독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고 한다. 영화 ‘차이나타운’과 ‘D.P.’ 시리즈 등을 연출한 한 감독은 2009~2010년 10·11회 전주국제영화제 사업마케팅팀에서 일했다. 한 감독은 “20대 때 홀로 내려간 전주에서 만났던 고마웠던 동료들, 따뜻한 지역 사람들과 함께 먹었던 음식과 갔던 공간 등을 떠올리며 드라마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드라마에 전주란 지명이 그대로 쓰이다 보니 일각에선 “전주시가 기획·제작했다”고 오해하기도 한다. 오병목 전주시 영화영상팀장은 “전주시는 제작진의 요청으로 기획 단계부터 올해 1월 촬영을 마칠 때까지 장소 섭외 등을 돕고, 제작비로 5000만원을 지원했을 뿐”이라며 “드라마가 흥행하면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했다. 한편 ‘당신의 맛’은 올해 26회 전주국제영화제에 TV 드라마 최초로 공식 초청·상영됐다.
김준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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