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돔 뚫은 이란 ‘섞어쏘기’…북한 대남공격도 이 전법
최근 이란 미사일이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뚫은 건 ‘섞어 쏘기’의 위력을 보여준다. 북한도 같은 전술로 한국을 공략하기 위해 미사일 다종화와 ‘물량 공세’ 능력 확보에 여념이 없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외신에 따르면 지난 13일 밤부터 사흘간 이어진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이스라엘에서는 민간인을 포함해 최소 24명이 숨지고 592명이 다쳤다. 이스라엘 본토의 민간인 거주 지역에 탄도미사일이 떨어진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주로 로켓포를 막는 아이언돔은 탄도미사일 대응에서 한발 물러서 있다고 해도 최상층 및 상층, 그리고 중층을 각각 담당하는 ‘애로-2·3’ ‘다비즈 슬링’(다윗의 돌팔매) 등 3~4중 다층 방공망에서 한계가 드러난 것이다.
군 안팎에선 이란의 섞어 쏘기 전술이 주효했다는 시각이 상당하다. 이란이 쏜 신형 고속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하즈 카셈’은 최고속도 마하 10 이상, 종말 단계 속도 마하 5 이상에, 종말 단계에선 회피 기동도 가능하다. 이란은 재고로 남은 200여 기의 재래식 미사일과 하즈 카셈을 동시다발로 발사했다. 드론도 함께 보내 일종의 미끼처럼 활용했다. 미사일 전문가인 권용수 국방대 명예교수는 “비행 특성이 각기 다른 미사일을 섞어서 쏠 경우 수직과 수평 요소가 혼합돼 요격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한국을 겨냥한 북한의 ‘미사일 포트폴리오’ 완성이 얼마나 큰 위협인지 중동에서 실증됐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특히 북한은 이란과 긴밀한 미사일 협력을 이어왔는데, 북한이 2017년 동해상에서 시험발사한 대함탄도미사일(ASBM)이 그 결과라는 평가다.
북한은 같은 해 8월 종말 단계 기동이 가능한 스커드 개량형도 시험발사했다. 이후 2019년부터는 KN-23·24·25 등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집중적으로 쏘며 기술 향상 중이다. 북한은 한 번에 최대 1000발 발사가 가능한 근거리탄도미사일(CRBM)용 이동식발사차량(TEL) 수백 대를 전방에 실전 배치하기도 했다.
군당국은 다층적인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로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요격탄 부족 등으로 이스라엘 방공망의 허점이 드러난 걸 북한은 주시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방공망에 부하를 유발한 미사일의 규모 등을 토대로 유사 상황을 시뮬레이션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근평([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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