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 유가상한 인하' 무산되나…중동 리스크에 난항 예상
이스라엘-이란 무력충돌에 유가 급등 우려…"美도 현재까진 반대"
이스라엘-이란 무력충돌에 유가 급등 우려…"美도 현재까진 반대"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러시아 전쟁자금줄 차단을 위해 추진해온 원유 거래가격 상한선 인하 구상이 난관에 봉착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충돌 여파에 국제 유가가 출렁이면서 EU 내부에서 우려가 제기됐고 주요 7개국(G7)의 만장일치 합의도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회원국 대사들의 비공개회의에서 일부 회원국들이 러시아 원유 가격 상한선을 배럴당 60달러에서 45달러로 낮추자는 EU 집행위원회 제안에 우려를 표명했다.
상한선 인하를 지지하는 회원국들도 EU 단독으로 상한선을 인하하지 말고 미국을 포함한 G7과의 공조가 선행돼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2023년 초부터 본격 시행된 G7 차원의 원유가격 상한제는 러시아산 원유의 국제 거래 가격을 배럴당 60달러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유조선, 선박 보험 제공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집행위는 앞서 15일 발표한 18차 대(對)러시아 제재 패키지에 원유 가격 상한선을 배럴당 60달러에서 45달러로 인하하겠다는 구상을 포함했다.
18차 제재 패키지가 EU 독자 패키지이지만, 러시아 유가 상한제의 경우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을 중심으로 국제사회의 동참을 끌어내겠다는 구상이었다.
러시아산 석유 대부분이 유럽 해역 인근에서 거래돼 EU 독자적으로 시행하더라도 타격은 있겠지만, 미국 지지를 필두로 G7 차원에서 시행된다면 더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미국은 현재까지는 상한선 인하에 반대하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최종 결정 권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있는 만큼, 집행위는 아직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주말 사이 시작된 이스라엘과 이란간 무력 충돌이 큰 변수다. 중동 리스크에 러시아산은 물론 국제 유가가 전체적으로 출렁이고 있다.
러시아 원유 거래가격은 최근 몇 주간은 상한선인 배럴당 60달러 이하로 유지되다가 지난주 60달러선을 다시 돌파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스라엘의 이란 선제공격 직후 한때 배럴당 73달러까지 치솟으면서 2022년 3월 이후 최대 일일 증가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 경우 유가는 더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해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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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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