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통령 '얼굴' 안보인다…탱고사진 찍듯 李 찍는 사진사

위 작가는 정치인을 찍던 사진가가 아니었다. 프랑스 미술대학 베르사유 보자르에서 공부한 위 작가는 10여년간 로마, 파리 등 유럽을 떠돌며 탱고를 추는 이들의 사진을 찍었다. “(내 사진) 중심에 탱고가 있고 탱고 안에 내가 있다”(2022년 ‘가능성’ 전시 당시)고 말하던 그였다. 국제 탱고 페스티벌 ‘2022 SPQR 로마 탱고 마라톤’의 공식 사진사로 지정될 정도로 탱고 사진으로 이름을 날렸다.

강 작가는 2022년 위 작가 사진을 만났다. 강 작가는 16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우연히 (위 작가) 전시를 보게 됐는데 사진이 괜찮았다. 그 계기로 인연을 맺고 지내다가 내 스튜디오에서 일할 생각이 없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위 작가는 이후 강 작가를 사진 스승 삼아 그의 스튜디오에서 먹고 자면서 사진을 배웠다.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시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 인사 김남준 정무부실장(현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은 강 작가에게 물었다. “이 대표 사진 찍을 사람 없을까요?” 그때 강 작가가 추천한 사람이 위 작가였다. 위 작가에겐 정치 사진을 찍은 경력이 없었다. 그러나 김 실장은 위 작가를 선택했다.

위 작가는 2024년 전당대회부터 올해 대선까지 이 대통령 사진을 찍었다. 기존과 다른 스타일의 사진은 국회에서 의원, 당직자, 기자들로부터 주목받았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위 작가 사진 때문에 다른 당대표, 다른 후보를 찍는 사진가들 사이에 경쟁이 붙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표 시절 이 대통령이 직접 위 작가 사진 칭찬을 자주 했다”며 “위 작가도 외국에 살다 와서 그런지 대표라고 어려워하지 않고 붙임성이 좋았다”고 말했다.

또 위 작가는 최대한 플래시를 쓰지 않고, 드라이브 모드(빠른 연속촬영)도 사용하지 않는다. 대통령 행사를 방해한다는 이유다. 플래시 대신 자연광을 주로 쓰다 보니 색감이 더 자연스럽다는 점도 특징이다. 위 작가는 오바마 전 대통령 전속사진사로 유명한 피트 수자 사진 스타일을 연구했다고 한다. 그의 사진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오바마 전 대통령의 감정, 인간적인 면모 그리고 맥락을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배경에서 위 작가의 독특한 스타일의 대통령 사진이 나오는 것이라고 강 작가는 설명했다.


윤성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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