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 전 백제 어금니 2개 나왔다…15세 소년 왕 치아인 듯

약 1500년 전 백제 23대 임금 삼근왕(재위 477~479)의 것으로 추정되는 어금니 2개가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1~4호분의 재조사 과정에서 출토됐다. 삼국시대 왕릉에서 치아 등 인골의 출토는 극히 이례적이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주 1~4호분 재조사 결과 2호분에서 화려한 금 귀걸이와 함께 어금니(2점)가 나왔다”면서 “법의학 분석 결과 10대 중후반의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2호분 주인이 개로왕(21대)의 손자이자 13세에 즉위한 삼근왕(생몰 465~479)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백제는 도읍을 기준으로 한성기→웅진기→사비기로 구분되는데, 공주(웅진)에 도읍한 475년부터 538년까지 재위한 왕들 가운데 개로왕의 직계 후손 중 유일한 10대 왕이 삼근왕이다. 웅진기의 백제 왕위는 개로왕(21대) → 문주왕(22대, 개로왕 아들) → 삼근왕 (23대, 개로왕 손자) → 동성왕(24대, 개로왕 아들 ‘곤지’의 아들)→ 무령왕(25대, 동성왕의 형제)으로 이어졌다.

이번에 조사한 왕릉원 1~4호분은 1971년 역사적 발굴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무령왕릉 묘역에서 구분돼 북동쪽에 위치해 있다. 동쪽부터 차례로 1~4호분이 배치됐는데, 일제강점기 때 이미 도굴된 상태에서 한 차례 조사된 바 있다. 연구소는 일본인 가루베 지온(輕部慈恩, 1897~1970) 이후 96년 만인 2023년 9월부터 재조사를 해오고 있다.

특히 2호분 재조사에서 청색의 유리옥이 달린 정교한 금 귀걸이 등 상당수 유물이 추가로 출토됐다. 이 금귀걸이는 백제 초창기인 한성기의 귀걸이와 웅진 후반기(무령왕릉)의 왕비 귀걸이의 중간 형태를 띠어 2호분의 주인공이 웅진기 초기에 재임했을 가능성을 높인다. 이 밖에 경주 황남대총 북분에서 출토된 것과 비슷한 형태의, 은에 금을 도금해 줄무늬를 새긴 반지가 나와 웅진 초기 백제와 신라의 긴밀한 관계를 추정케 한다.

연구소 측은 “이번 조사 결과 1~4호분에 묻힌 인물들은 개로왕의 직계인 문주왕(22대, 웅진 천도)과 삼근왕을 비롯하여 혈연관계에 있는 왕족들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17일 오전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1~4호분 조사 성과를 언론에 공개하고 18일과 19일 오전 11시에는 발굴현장(충남 공주시 금성동 산5-17에서 일반인에게도 직접 공개설명회를 연다.

강혜란.김자명([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