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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하메네이 제거는 갈등 끝내는 일", 이란 방송사 공습에 앵커 긴급대피도

이스라엘의 기습적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이란과의 무력 충돌이 닷새째를 맞은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하메네이 제거 의지를 거듭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16일(현지시간) 보도된 미 ABC 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군이 아야톨라 하메네이를 암살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 "(하메네이 제거는) 갈등을 키우는 게 아니라 갈등을 끝내는 일"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실제 아야톨라 하메네이를 표적으로 삼을지 묻자 "우리는 우리에게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기자회견하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 이스라엘 정부 공보국

이를 두고 외신들은 이스라엘이 아야톨라 하메네이를 정점으로 하는 이란 신정일치 체제를 붕괴시켜 중동 질서 재편을 하려는 것으로 해석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ABC에 "중동 전역을 공포에 떨게 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국영 석유회사) 유전을 폭격하고, 테러리즘과 사보타주(파괴공작)을 곳곳에서 일삼는 이 정권이 반세기 동안 갈등을 빚어왔다"고 지적했다.

앞서 15일 네타냐후 총리는 하메네이 암살에 관한 폭스뉴스의 질문에 "허위보도가 많아 답변 않겠다"고 했지만, 외신들은 이란 공습 직후부터 이미 이스라엘이 하메네이 제거 계획이 있었고, 미국과도 상의했었다고 보도했다. 1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측은 하메네이를 제거할 기회가 있다고 미국에 알렸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했다고 전해진다.

16일 화상으로 진행한 언론 브리핑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전쟁 목표가 3가지를 제거하는 것이라면서 "이란의 핵프로그램, 탄도미사일 생산 역량, 테러의 축"을 꼽았다. 이어 "이번 작전을 통해 확실히 (이란) 정권이 붕괴하거나 심대한 변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 방송국 생방송하던 중 피격


양국은 스텔스기 등으로 교전을 이어갔다. 이스라엘군(IDF)은 17일(현지시간) 오전 0시 55분 텔레그램을 통해 이란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탐지돼 전국 각지에 공습 경보가 내려졌다고 밝혔다. 앞서 16일 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이스라엘을 겨냥해 다수의 미사일과 드론(무인기)가 발사됐다고 보도했는데, 정황상 대부분이 비행 중 격추된 것으로 보인다.

16일에는 이란 국영방송인 IRIB 본사가 이스라엘에 두 차례 폭격당해 생방송이 중단됐다. 당시 스튜디오에서 여성 앵커가 생방송으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규탄하는 도중 폭발음이 들렸다. 스튜디오 천장 일부가 무너지고 연기가 치솟자, 놀란 앵커는 스튜디오에서 긴급 대피했다. 방송국 직원들이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치는 소리까지 송출된 뒤 방송이 끊겼다. 타스님뉴스는 IRIB가 예비 스튜디오에서 방송을 재개했다고 전했다. 곧바로 방송을 재개한 사하르 에마미 앵커는 이란에서 '저항의 상징'으로 떠올랐다고 스페인 EFE통신이 전했다. 해당 공격으로 방송국 직원이 1명 숨지자 이란 외교부는 "극도로 비겁한 짓"이라고 비난했다.

16일 이란 테헤란에서 이란 국영방송의 생방송 진행 도중,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폭발이 일어난 가운데 사하르 에마미 앵커의 모습이 흔들린 화면. AP=연합뉴스

이날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이란군이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던 통신센터를 정밀 타격했다"며 "이란군은 이 건물을 민간 활동용 장소로 위장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공습을 시작한 13일 이후 현재까지 지대지 미사일 발사대 120대를 무력화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란이 보유한 미사일 발사대의 3분의 1이다. 이란 역시 매일 밤 이스라엘을 겨냥해 대량의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며 응전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스라엘은 24명이 숨지고 600여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란은 225명이 숨지고 1400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이스라엘 하이파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뒤,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이스라엘서 빨리 떠나라"


미국·중국 등은 자국민 안전 확보에 나섰다.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위치한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이 17일(현지시간)부터 문을 닫고 모든 직원에게 자택 등에 대피하라고 지시했다. 대사관은 16일 "이스라엘 민방위사령부 지침과 안보 상황을 고려해 예루살렘의 미 대사관은 17일부터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예루살렘과 텔아비브에 있는 영사과의 여권 발급 등도 중단된다.

미 국무부는 16일 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안, 가자지구 등의 여행 경보를 '여행금지' 최고 수준인 4등급으로 상향 조정했다. 국무부는 "미국 정부 직원 가족과 비상 인력이 아닌 미국 정부 인력의 철수 승인을 반영한 조처"라고 밝혔다. 주이스라엘 중국 대사관 측은 "가능한 빨리 육로 또는 요르단 항공편을 통해 이스라엘을 떠나라"는 공지를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주이란 한국대사관은 16일 "추후 별도 공지 시까지 영사민원실 운영을 중단한다"고 안내했다.

한편 교도통신은 지난 13일 새벽 이스라엘의 선제 기습 공격 직전 이란의 레이더 등 방공시스템이 전자파로 교란당했다고 16일 보도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을 받기 2시간 전 방공 시스템 등이 전자파 공격을 받는 사실을 감지했다고 한다. 통신은 "이스라엘 지원을 목적으로 한 미국·영국의 전자 공격으로 보이는데, 이란이 대처를 제대로 못 해 피해가 커졌을 수 있다"고 전했다.



서유진.심정보([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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